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레이저로 로켓 격추' 시대 열렸다…이스라엘 '아이언 빔', 방공전 경제학 뒤흔든다

헤즈볼라 로켓 요격 정황…발사 비용 수천만 원 ‘아이언 돔’의 경제적 한계 돌파
100kW 레이저로 드론·포탄 태워 무력화…미·중·일도 지향성 에너지 무기 경쟁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이 공개한 ‘아이언 빔’ 레이저 방공 시스템 개념도. 이동식 트레일러에 탑재된 고출력 레이저 장비가 공중 표적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모습이다. 사진=라파엘 어드밴스트 디펜스 시스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이 공개한 ‘아이언 빔’ 레이저 방공 시스템 개념도. 이동식 트레일러에 탑재된 고출력 레이저 장비가 공중 표적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모습이다. 사진=라파엘 어드밴스트 디펜스 시스템스
중동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차세대 레이저 방공 체계 ‘아이언 빔(Iron Beam)’을 실전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군사기술 판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4일(현지 시각) 학술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에 확산된 영상에서 레바논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이 별다른 요격미사일 흔적 없이 공중에서 순간적으로 파괴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장면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DEW), 즉 고출력 레이저 무기의 작동 방식과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제임스 드와이어 교수는 “이스라엘의 레이저 방공 체계가 실제 전장에서 사용됐다면 이는 현대 방공전의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빛으로 태워 파괴’…아이언 돔의 차세대 보완 체계


아이언 빔은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 어드밴스트 디펜스 시스템스(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가 개발한 고에너지 레이저 방공 체계다.

기존 방공 시스템이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표적 근처에서 폭발시키는 방식이라면, 아이언 빔은 고출력 레이저를 목표물에 집중해 외피를 태워 파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시스템은 100㎾급 고체 레이저를 이동식 트레일러 플랫폼에 탑재한 형태로 운용된다. 표적을 탐지한 뒤 레이저를 집중 조사해 드론, 포탄, 단거리 로켓 등을 순식간에 무력화한다.

이스라엘은 2022년 소형 버전의 시험에 성공했고, 이후 실전 운용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지난해에는 헤즈볼라가 발사한 드론을 요격하는 훈련에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2.5달러 방어’…방공전 경제학 뒤집는다

아이언 빔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이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방공 체계 아이언 돔(Iron Dome)은 ‘타미르(Tamir)’ 요격미사일을 사용한다. 이 미사일 한 발 가격은 약 5만 달러(약 7000만 원)에 이른다.

반면 아이언 빔은 레이저 발사 비용이 약 2.5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2년 나프탈리 베네트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발사 비용을 약 3.5달러로 설명했으며, 최근 기술 발전으로 비용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현대 방공전의 가장 큰 문제였던 ‘비대칭 비용 구조’를 뒤집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고에너지 레이저가 드론 표적을 조준하는 적외선 시험 영상 장면. 레이저 무기는 강력한 열 에너지를 집중시켜 표적 외피를 태워 파괴한다. 사진=록히드마틴이미지 확대보기
고에너지 레이저가 드론 표적을 조준하는 적외선 시험 영상 장면. 레이저 무기는 강력한 열 에너지를 집중시켜 표적 외피를 태워 파괴한다. 사진=록히드마틴

지금까지는 수십만 원짜리 드론이나 로켓을 막기 위해 수천만 원짜리 요격미사일을 사용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레이저 방공 체계는 이러한 ‘경제적 소모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탄약 무제한’…그러나 날씨에 취약


레이저 무기의 또 다른 장점은 사실상 무한 탄창이다.

요격미사일 체계는 발사 후 재장전이 필요하지만, 레이저 무기는 전력만 공급되면 계속 발사할 수 있다.

다만 물리적 한계도 존재한다.
레이저 무기는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과정에서 장비가 과열될 수 있다. 일정 시간 사용 후 냉각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기상 조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비·안개·구름 등 대기 중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는 레이저 에너지가 분산돼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사거리 역시 미사일보다 짧아 장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아이언 빔은 단독 방어 체계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스라엘은 현재 아이언 돔(단거리 로켓 방어),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중거리 미사일 방어), 애로우(Arrow·탄도미사일 요격) 등 다층 방어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언 빔은 이 가운데 최전방 방어층 역할을 맡는다.

레이저 전쟁, 이미 시작됐다


레이저 무기는 더 이상 공상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미국 해군은 이미 함정에 레이저 방어 시스템을 시험 배치했으며, 중국과 일본 역시 지상·해상 레이저 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해군 작전에서 레이저 무기는 전략적 가치가 높다.

전투함이 미사일을 모두 소진하면 항구로 돌아가 재무장을 해야 하지만, 레이저 무기는 함정의 발전기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미 해군이 고가의 미사일을 대량 소비하면서 레이저 무기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사일 재고는 빠르게 보충하기 어려운 반면, 레이저 무기는 전력만 확보하면 지속적인 방어가 가능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향후 고강도 분쟁에서 지향성 에너지 무기가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 보조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빛을 무기로 사용하는 방어 체계가 전장에 등장하면서 현대전의 양상은 이제 ‘레이저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