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만들던 샤오미가 자동차 조립 로봇으로"…피지컬 AI 시대, 공장 인부 자리를 위협하다
테슬라·현대차·CATL까지 휴머노이드 전면전…"2026년이 로봇 양산 원년" 글로벌 각축 본격화
테슬라·현대차·CATL까지 휴머노이드 전면전…"2026년이 로봇 양산 원년" 글로벌 각축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가전·스마트폰 대기업 샤오미(Xiaomi)가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자동차 생산라인에 투입해 3시간 연속 자율 작동에 성공하고 90.2%의 작업 성공률을 기록했다.
중국 IT 전문매체 IT홈이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샤오미 기술팀은 이번 실증 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자동차 제조 현장 대규모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의 첫 관문을 넘었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양산 공정 진입의 현실적 가능성을 처음으로 수치로 입증한 것이어서, 글로벌 로봇·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나사 하나에 숨겨진 정밀 전쟁…"집을 때마다 방향이 달라진다“
이번 실증의 무대는 자동차 일체형 다이캐스팅(die-casting) 바닥 부품에 셀프태핑 너트(self-tapping nut)를 장착하는 공정이었다. 로봇은 자동 공급 장치에서 너트를 집어 위치 결정용 지그(jig)에 올리는 동작을 쉬지 않고 반복했다.
슬라이딩 컨베이어 및 자동 체결 설비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로, 단위 작업 주기는 최단 76초—실제 양산라인이 요구하는 속도 기준을 충족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기술 난도는 상당하다. 너트 내부 스플라인(spline) 구조 때문에 핀과 정확히 맞물리지 않으면 체결이 실패하고, 위치 고정핀의 자기력이 너트를 비틀어 당기는 간섭까지 더해진다.
로봇이 너트를 집을 때마다 손안에서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자세를 새로 보정해야 한다. 기존 산업용 로봇 팔이 이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막혀온 이유가 바로 이 변수들의 조합이다.
샤오미는 현재 추가 생산 공정 복수 개소에서도 배치와 검증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공정명과 일정은 단계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CATL·지리차·샤오펑…중국 제조업 전체가 로봇으로 움직인다
샤오미의 이번 행보는 중국 제조업 전반에 깔린 거대한 흐름의 일부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자사 중저우(Zhongzhou) 생산 기지에 스타트업 스피릿 AI(Spirit 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샤오모(Xiao Mo)'를 투입해 고전압 배터리 커넥터 체결 작업을 맡겼다.
업계는 이를 연구개발 시연 단계에서 실제 산업 응용으로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지리자동차그룹(Geely)은 중국 휴머노이드 전문기업 유비테크(UBTECH)와 협력해 '워커 S(Walker S)' 로봇 시리즈를 고급 브랜드 지커(Zeekr) 공장에 투입했고, 샤오펑(Xpeng)도 자체 개발한 '아이언(IRON)' 로봇을 전기차 생산 공정에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흐름의 근저에는 차가운 원가 계산이 깔려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영업이익률이 최대 10% 수준인 상황에서 인건비는 원가의 약 10%를 차지한다. 로봇이 이 자리를 채우면 주말·야간 포함 24시간 가동이 가능하고, 파업이나 임금 인상 변수도 사라진다.
중국 전기차와의 가격 격차를 좁혀야 하는 전통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숫자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분석가들은 최근 고객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시연과 실제로 확장 가능하고 유용한 배치 사이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중국에서는 150개 이상의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입증된 사용 사례가 제한적이어서 과잉 경쟁에 따른 정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차 아틀라스·테슬라 옵티머스도 대기 중…90.2%의 이면이 진짜 승부처
경쟁은 중국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단계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정밀 조립 공정까지 범위를 넓힌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양산 체계도 병행 구축할 계획이다.
로봇 학계에서는 "제조 현장이 단순 자동화를 넘어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피지컬 AI(물리적 인공지능)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미래"라며 "2025년부터 본격화된 이 흐름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되는 해가 바로 2026년"이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90.2%라는 숫자를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달리 말하면 10번에 한 번꼴로 작업이 실패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완성차 공장 양산라인에서 허용되는 불량률은 통상 수백 ppm(100만 개 가운데 불량품 수) 수준으로, 현재 수치와는 차원이 다른 정밀도를 요구한다.
샤오미가 이번 공정을 가리켜 '첫 관문'이라고 표현한 것도 그 간극을 스스로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내 로봇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을 "완성된 기술의 증명이 아니라, 상용화를 향한 데이터 축적의 선언"으로 읽는 시각이 우세하다. 불량률을 양산 허용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과정이 진짜 기술 승부처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전기차, 전기차에서 공장 로봇으로—샤오미가 그어온 사업 확장의 선은 언제나 '후발주자의 속도전'이었다.
이번 3시간이 자동차 공장에서 사람을 밀어낼 진짜 서막인지, 아니면 아직 먼 길의 중간 기착지에 그칠 것인지는 남은 9.8%의 실패율을 얼마나 빨리 0에 수렴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로봇 업계에서는 2026년을 파일럿 단계를 벗어나 본격 보급 국면으로 진입하는 해로 보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고도화와 부품 국산화, 비용 절감이 맞물리며 산업 현장 적용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