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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지털 위안화’ 2년새 800% 급증…달러 패권에 도전장 내민 ‘미래 화폐 전쟁’

e-CNY 거래액 2.7조 위안 돌파… 중앙정부 주도로 세계 최대 CBDC 실험 가속
미국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으로 맞불… 국경 간 결제 플랫폼 ‘mBridge’가 승부처
중국은 중앙은행 주도의 디지털 위안(e-CNY)을 홍보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강하지만 주로 정부 주도의 성장을 보여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중앙은행 주도의 디지털 위안(e-CNY)을 홍보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강하지만 주로 정부 주도의 성장을 보여왔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화(e-CNY)’를 앞세워 미국 주도의 글로벌 금융 질서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의 e-CNY 채택 규모는 정부의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최근 2년 사이 800% 이상 폭증하며 전 세계 디지털 화폐 경쟁의 중심에 섰다.

정부 주도의 폭발적 성장… ‘현금’ 넘어 ‘예금’ 기능까지


중국인민은행(PBOC)과 미국 대서양 위원회(Atlantic Council)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e-CNY의 누적 거래 건수는 34억8000만 건, 거래액은 약 2조7000억 위안(약 567조7000억 원)에 달한다.

초기 공무원 급여 지급과 공공 서비스 결제에 국한됐던 사용처가 정부 주도 이니셔티브를 통해 급격히 확장된 결과다.

특히 올해 1월 1일부터 e-CNY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은행 예금과 유사한 금융 자산으로서의 매력을 갖추게 됐다.

이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민간 결제 서비스에 익숙한 일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앙집중형 e-CNY’ vs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


중국의 행보에 맞서 미국은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융 안정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정부 주도의 CBDC 발행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미국은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을 통해 달러의 디지털 지배력을 유지하려 한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9%가 미국 달러에 고정되어 있다는 점은 미국의 강력한 자산이다.

반면 중국은 해외에서의 위안화 담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엄격히 금지하고, 모든 암호화폐를 불법화하며 오직 국가가 통제하는 e-CNY만을 유일한 디지털 화폐로 밀어붙이고 있다.

‘일대일로’와 ‘mBridge’… 달러 없는 국경 간 결제망 구축


중국의 진짜 목표는 국내 소매 결제를 넘어선 ‘국경 간 거래’에 있다. 중국은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하여 다자간 디지털 결제 플랫폼인 ‘mBridge’를 개발 중이다.

이 플랫폼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등 기존 달러 중심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도 기업 간 대규모 무역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2022년 이후 mBridge를 통한 거래액은 2500배 성장해 555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이 중 e-CNY가 결제액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윈스턴 마 NYU 교수는 “일대일로 공급망 기업들이 e-CNY를 조기에 도입하면서 국경 간 거래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 금융 산업의 기로: ‘디지털 원화’ 도입과 통화 안보 전략


중국과 미국의 화폐 전쟁은 한국에 ‘원화의 디지털화 속도 조절’과 ‘글로벌 결제망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중국이 e-CNY를 통해 국경 간 결제 표준을 선점할 경우, 우리 수출 기업들은 원치 않게 중국의 결제 생태계에 종속될 위험이 있다. 한국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CBDC 테스트를 넘어, 실제 상거래 및 국경 간 결제에 적용 가능한 기술적 표준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특성상, 주요국 결제 시스템과의 호환성(Interoperability)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디지털 달러의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이나 원화 가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는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디지털 자산 시장 내에서 원화의 지위를 지킬 수 있는 법적·기술적 방어막을 구축해야 한다.

홍콩이 e-CNY와 스테이블코인의 ‘샌드박스’ 역할을 하고 있듯, 한국 역시 부산 디지털 자산거래소 등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화폐를 시험할 수 있는 글로벌 테스트베드를 자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중동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디지털 금융 협력을 강화하여 달러와 위안화 사이에서 ‘제3의 디지털 통화 허브’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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