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日 세계 최대 원전, 14년 만 재가동 후 하루 만에 정지

후쿠시마 참사 이후 첫 가동 도쿄전력 가시와자키 원전, 제어봉 경보로 중단
주민 60% 반대에도 강행…"장기 중단 후 재가동 과정서 기술 문제 불가피“
일본이 14년 만에 재가동한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하루 만에 다시 멈춰섰다.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가 재가동 절차 중 경보가 울려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14년 만에 재가동한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하루 만에 다시 멈춰섰다.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가 재가동 절차 중 경보가 울려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14년 만에 재가동한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하루 만에 다시 멈춰섰다. 영국 공영방송 BBC22(현지시각)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가 재가동 절차 중 경보가 울려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처음으로 가동에 들어간 일본 최대 규모 원전의 재가동 시도가 기술적 문제로 또다시 차질을 빚으면서 원전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경보 오작동 이어 제어봉 이상 발생


도쿄전력 대변인 고바야시 다카시는 지난 22"원자로 가동 절차 중 경보가 발생했다""원자로는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외부 방사능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는 지난 21일 오후 72(현지시간) 제어봉 인출 작업을 시작하며 재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다음 날인 22일 낮 1228분 제어봉 작동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경보가 울리며 제어봉 인출 작업이 중단됐다. 제어봉은 원자로 내 핵분열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안전장치다.

도쿄전력은 "현재 사건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조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22일 원전을 일시 정지하고 해당 부위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운영 재개 시기는 미정이다.

이번 원전은 당초 지난 21일 재가동 예정이었으나 경보 오작동으로 하루 연기된 바 있다. 도쿄전력은 다음 달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후쿠시마 참사 15, 여전한 원전 안전 우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에 위치한 총 7기 규모의 원전으로, 합계 출력 8212000킬로와트(kW)에 달하는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소다. 이번에 재가동을 시도한 6호기는 135만 킬로와트(kW) 용량으로, 가동될 경우 수도권 100만 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 원전은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한 후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후쿠시마 원전 방사선 누출로 15만 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많은 주민이 안전 보장에도 돌아오지 못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 원자로 54기를 운영했으나 사고 후 모든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강화된 안전 규정에 따라 2015년부터 현재까지 33개 가동 가능 원자로 중 14기가 재가동됐다. 가시와자키·가리와 6호기는 2017년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재가동 허가를 받았으나 지역 주민 반대와 안전 문제로 8년간 가동이 미뤄져왔다.

가시와자키·가리와의 7개 원자로 중 6호기와 7호기만 재가동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7호기는 테러 대책 시설 완공 지연으로 2030년까지 재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나머지 5개 원자로는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

주민 60% 반대 속 강행한 재가동


니가타현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주민 인식 조사에서 "원전 재가동 여건이 갖춰졌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0%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9%,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응답이 31%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도쿄 본사 앞에서 소규모 시위가 열렸고, 니가타현 의회 밖에는 수백 명이 모여 재가동 반대 목소리를 냈다. 올해 초에는 원전 반대 단체들이 4만 명의 서명을 받아 도쿄전력과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서는 "원전이 활성 지진 단층대에 위치해 있으며 2007년 강진 피해를 입었다""예측할 수 없는 지진에 대한 두려움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니가타현 의회는 지난해 1222일 재가동을 승인했다.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는 지난해 11"원전 재가동을 용인하겠다"고 밝혔으며, 도쿄전력은 향후 10년간 1000억 엔(9260억 원) 규모의 지역 지원금을 약속했다.

탄소중립·AI 시대, 원전 회귀 가속화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원전을 적극 활용하는 정책으로 선회했다. 일본은 2011년 이전 전력의 30%를 원전에서 생산했으나 후쿠시마 사고 후 2023년 원전 발전 비중이 5.5%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근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방대한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운영을 위해 안정적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소바카와 토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14년 만의 재가동인 만큼 신중하게 원자로를 기동하고 규제위 심사에 성실히 대응할 것"이라며 "화석 연료 전기 생산을 줄여 경제적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6호기 재가동으로 연간 순이익이 1000억 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재가동 직후 정지 사태는 일본의 원전 안전성 확보 노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원전 업계에서는 장기간 가동 중단 후 재가동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