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이창서 ‘거저우바’ 출항…리튬배터리 12기·항속 500km
연 2천 톤 탄소 감축·자율운항·원격제어 탑재…中 친환경 해운 기술 과시
중국 최대 규모의 완전 전기 벌크선인 거저우바(Gezhouba)호가 23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이창에서 진수되어 중국의 친환경 및 지능형 해운 부문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24일(현지시각) 중국 인민일보가 보도했다.연 2천 톤 탄소 감축·자율운항·원격제어 탑재…中 친환경 해운 기술 과시
길이가 거의 130m, 최대 적재 용량이 1만3000톤이 넘는 이 선박에는 총 2만4000kWh의 에너지 용량을 제공하는 12개의 리튬배터리 전원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개발자는 이 선박이 빠른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며 500km의 항속거리를 자랑한다고 밝혔다.
지능 측면에서 이 선박은 다중 링크 통신 네트워크와 통합된 원격 항법 및 자동 정박을 가능하게 하는 고급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국 공학원 학자 옌신핑은 이 프로젝트가 대용량 배터리 및 분산 DC 전원 시스템과 같은 핵심 기술을 성공적으로 검증함으로써 단일 제품 혁신을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이 선박은 연간 약 617톤의 연료를 절약하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2톤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거저우바호의 진수는 중국이 해운 부문의 탄소 중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운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3%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으로, 친환경 선박 개발이 시급한 과제다.
한 해운 산업 전문가는 "전기 추진 선박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기존 선박에 비해 배출가스가 없고 소음도 적어 환경친화적"이라며 "중국이 대형 전기 벌크선을 개발한 것은 친환경 해운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거저우바호의 가장 큰 특징은 2만4000kWh의 대용량 배터리 시스템이다. 이는 일반 가정 수천 가구가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선박용으로는 매우 큰 용량이다.
12개의 리튬배터리 전원 장치를 사용해 배터리 교체가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전체를 충전하는 대신 빠르게 교체할 수 있어 운항 효율성이 높다.
500km의 항속거리는 내륙 수로와 연안 해운에 충분한 거리다. 양쯔강 같은 중국의 주요 내륙 수로에서 화물을 운송하는 데 적합하다.
스마트 제어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원격 항법과 자동 정박 기능으로 선박 운영의 자동화 수준이 높다. 이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중 링크 통신 네트워크는 육상 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선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공한다.
옌신핑 학자가 지적한 것처럼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전기 선박을 만드는 것을 넘어 대용량 배터리, 분산 DC 전원 시스템 같은 핵심 기술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더 큰 전기 선박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해양 운항이 가능한 대형 전기 선박 개발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617톤의 연료 절감과 2052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은 환경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전기 선박이 많이 보급되면 해운 부문의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 선박의 경제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고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운영 비용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전기 선박은 초기 투자 비용이 높지만 연료비와 유지보수 비용이 낮아 장기적으로 경제적"이라며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고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내륙 수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전기 선박 보급에 유리한 환경이다. 양쯔강을 중심으로 한 내륙 수로에서 대량의 화물이 운송되고 있어 전기 벌크선 수요가 크다.
중국 정부도 친환경 해운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 선박 개발과 보급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충전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는 거저우바호의 성공적인 운항이 중국의 전기 선박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운항에서 성능과 경제성이 입증되면 다른 해운사들도 전기 선박 도입을 검토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 선박의 한계도 지적한다. 배터리 용량과 충전 인프라의 제약으로 장거리 해양 운항에는 아직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기 추진은 내륙 수로와 단거리 연안 해운에는 적합하지만, 대양을 횡단하는 장거리 운항에는 배터리 용량이 부족하다"며 "장거리 운항에는 LNG나 수소 같은 대체 연료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전기 선박이 친환경 해운의 중요한 옵션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내륙 수로와 단거리 연안 해운에서는 전기 추진이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중국 외에도 노르웨이, 일본 등 여러 국가가 전기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노르웨이는 페리와 소형 화물선에 전기 추진을 적용하고 있으며, 일본도 연안 운항용 전기 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도 전기 추진 선박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조선소들은 배터리와 전기 추진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 선박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페리와 예인선에 전기 추진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충전 인프라 확충으로 전기 선박의 적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거저우바호는 그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