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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주, 트럼프 격분 광고 결국 중단...무역협상 재개 시동 걸리나

온타리오 주지사 “무역협상 재개 위해 일시 조치”
2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인트 에드워드에 있는 블루워터 브리지 국경 검문소 옆에 미국과 캐나다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2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인트 에드워드에 있는 블루워터 브리지 국경 검문소 옆에 미국과 캐나다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2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했던 반(反) 관세 광고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프로야구 월드 시리즈 중계방송에서는 이번 주말까지 광고가 계속 송출된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항상 미국인들이 어떤 경제를 원하는지, 관세가 노동자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게 하는 것이었다”면서 “이번 광고를 통해 미국 내 주요 시청자층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포드 주지사는 이어 “마크 카니 총리와의 논의 후, 무역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27일부터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반(反) 관세 광고 캠페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뒤에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온타리오주가 주도한 ‘반(反) 관세 광고 캠페인’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관세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해롭다”고 언급한 라디오 연설을 인용한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지난주 “나는 열렬한 로널드 레이건 팬”이라며 “그의 관세 관련 발언을 미국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온타리오주가 미국 내에서 방영한 반(反) 관세 광고에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사용해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들의 극단적인 행동에 따라,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을 즉각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캐나다는 오랫동안 미국을 속여왔으며, 우리 농가에 최대 400%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면서 “이제는 캐나다를 비롯한 어떤 나라도 더 이상 미국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최근 몇 달간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온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외교적 관계에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의 무역 정책을 통제할 수 없으며, 그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철강, 알루미늄,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이 건설적인 협상을 통해 상당한 진전을 이뤄왔다”면서 “미국이 다시 논의할 준비가 되면, 그 성과를 기반으로 협력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향후 북미 경제 협력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캐나다는 협상에서 매우 다루기 어려운 상대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과정에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카니 캐나다 총리는 양국 관계 회복과 1조3천억 캐나다 달러(약 9280억 달러) 규모의 교역 관계 유지를 위해 이달 초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에서 제외된 캐나다산 상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덤핑 방지 관세와 목재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까지 적용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자동차 산업 회귀’ 요구로 인해 온타리오주에 기반을 둔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공장 폐쇄와 대규모 고용 축소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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