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연속 감소세 탈피…中·EU·동남아 수출 증가세
트럼프 관세로 對美 자동차 출하 24.2% 급감…무역수지 15억 달러 적자
트럼프 관세로 對美 자동차 출하 24.2% 급감…무역수지 15억 달러 적자

22일 재무부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아웃바운드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했다. 일본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13.3% 감소해 8월의 13.7% 감소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일본은 지난 7월 미국과 체결한 합의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협했던 25%의 관세보다 낮은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낮은 관세는 미국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에도 적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행 자동차 출하량은 24.2% 감소한 반면, 자동차 부품 출하량은 7.6% 하락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일본 경제 책임자 스테판 앵그릭은 지난주 노트에서 "미국과 도쿄가 일본의 미국 투자 약속에 대해 아직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협정은 일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무사가의 마지막 장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한편, 다른 곳의 무역 상황 악화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깊은 통합과 원자재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고려할 때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두 번째로 큰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출하량은 6개월 연속 감소한 후 5.8% 급증했다. 유럽연합으로의 수출은 5% 증가한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은 8% 증가했다.
한편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그 결과 일본은 9월에 2346억2000만 엔(약 15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에 대한 미국 관세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는 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으로, 관세 부과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7월 일본과 협상을 통해 당초 위협했던 25% 관세를 15%로 낮췄지만, 이는 여전히 일본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미국 내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생산 기지를 확충하기는 어려워 당분간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유럽연합,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가 전체 수출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 수출이 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중국 경제가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산 반도체 제조 장비와 부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과 동남아시아로의 수출 증가도 일본 제조업체들의 수출 다변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일본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한 일본 경제 전문가는 "미국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중국 경제의 회복세도 아직 불안정하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여전해 일본 수출의 지속적인 성장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와 신흥 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무역 적자 지속도 우려 요인이다. 엔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무역수지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가 무역수지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가 수출 경쟁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도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조정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는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수출 진흥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향후 수출 동향이 미·중 무역 협상 진전 여부와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와 시진핑의 APEC 정상회담 결과가 일본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4분기 수출이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미국 관세 문제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