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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폴란드, 기아 전술차량 1266대 현지 생산…K-방산 협력 전방위 확대

K2 전차 이어 기동 분야 협력…2035년까지 순차 인도
우크라전 교훈 반영해 군 현대화…현지 생산으로 방산 자립도 높여
기아의 전술차량 KLTV. 폴란드가 기아의 기술을 바탕으로 신형 전술차량 '레그완' 1266대를 현지 생산한다. K2 전차에 이은 이번 기동 분야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반영해 군을 현대화하고 방산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2035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의 전술차량 KLTV. 폴란드가 기아의 기술을 바탕으로 신형 전술차량 '레그완' 1266대를 현지 생산한다. K2 전차에 이은 이번 기동 분야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반영해 군을 현대화하고 방산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2035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사진=기아

동유럽의 군사 강국으로 떠오르는 폴란드가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에 이어 한국 기아의 경량전술차량(KLTV)을 기반으로 한 신형 전술차량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양국 국방·방산 협력 관계가 기갑, 포병, 항공 전력을 넘어 기동 분야까지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1일(현지시각) 국방 전문 매체 조나 밀리타르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자국군의 전술 기동력 강화를 목표로 총 1266대의 '레그완(Legwan)' 4x4 전술차량을 생산하는 대규모 기본 계약을 맺었다.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Polska Grupa Zbrojeniowa) 산하 로소막(Rosomak S.A.)사가 이끄는 협력단(컨소시엄)이 생산을 맡으며, 납품은 계약 시점부터 2035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폴란드가 이번에 도입하는 레그완 전술차량은 한국 기아의 KLTV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폴란드군의 요구에 맞춰 현지에서 생산하는 모델이다. KLTV는 대한민국 육군이 운용하는 신형 소형전술차량을 수출용으로 개량한 차량으로, 성능을 인정받은 기반 기술이다. 폴란드는 이미 2023년에 정찰용으로 레그완 차량 약 400대를 도입해 운용한 바 있으며, 이번 대규모 추가 계약은 낡은 기동차량을 대체해 레그완을 육군의 사실상 표준 전술차량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이는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서 갖춰야 할 군사 장비의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확보에도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전 교훈이 이끈 군 현대화

폴란드의 이번 결정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현대전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임이 드러난 신속한 기동성, 병력 방호력, 그리고 유연한 군수 지원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폴란드군은 현재 운용하는 구소련제 UAZ 차량과 자국산 낡은 모델인 혼커(Honker)를 모두 바꾸고 군의 기동력을 획기적으로 현대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단순 도입 넘어 '국방 산업화'…수출까지 겨냥


특히 이번 계약은 폴란드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국방 산업화 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차량 생산은 로소막사가 K-9 자주포 차체를 활용한 크라프(Krab) 자주포와 8x8 로소막 장갑차를 생산하고, K2 전차의 폴란드형 모델인 K2PL 현지화를 진행하는 시에미아노비체 실롱스키에 생산 시설에서 이뤄진다. 이는 한국의 방산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폴란드 내 생산 기반을 다지고, 자국 방위 산업의 기술력과 자립도를 높이려는 장기적인 포석이다.

폴란드의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계약 체결식에서 "레그완 프로그램은 폴란드 육군의 기동력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고 공급망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레그완을 성공적인 수출 상품으로 바꿀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이며 국산화 모델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레그완은 다목적 기반 기술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파생형 모델로 제작한다. 기본형인 병력과 화물 수송 차량 외에도 ▲경정찰 ▲K2PL 전차 대대 지원 ▲야전 이동 정비 ▲지휘 통제 ▲의무 후송 ▲통신 중계 등 각각의 임무에 특화한 다채로운 모델이 포함되며, 폴란드군 전반의 작전 효율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이번 계약에는 차량 생산뿐 아니라, 운용 유지를 위한 군수 지원과 훈련 종합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폴란드군은 체계적인 교육 훈련으로 운용 인력을 기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예비 부품과 정비 도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전력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이번 계약은 K-방산의 성공적인 해외 현지화 모델이자, 최근 대규모로 이어진 한-폴 방산 협력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그 뜻이 깊다. 폴란드는 NATO 안에서 독자적인 방산 공급망과 현대화한 군사력을 동시에 확보하며, 앞으로 레그완 차량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반영해 실전에서 어떤 운용 성과를 낼지가 핵심 관심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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