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50% 이상 차지 상품군 3,100개로 늘어...총 2,870억 달러 규모
EU, 관세 협상서 의존도 카드 활용 가능...대미 수출제한 최후 수단 검토
EU, 관세 협상서 의존도 카드 활용 가능...대미 수출제한 최후 수단 검토

독일 IW 경제연구소가 18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총 가치와 상품 수 모두에서 EU가 중국을 능가하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의 50% 이상이 EU에서 나오는 제품군의 수가 2010년 2,600개 이상에서 지난해 3,1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화학 제품, 전기 제품, 기계 및 장비를 포함한 이들 상품의 총 수입액은 2,870억 달러에 달해 2010년보다 거의 2.5배 증가했다. 이에 비해 작년 중국은 이러한 제품군 중 2,925개를 차지했으며 총 가치는 2,470억 달러에 그쳤다.
IW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는 명백한 위험 제거 과정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EU에 대한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더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현재 대부분의 EU 상품에 대해 15%의 기본 세율이 책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수입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EU 제품들은 단기적으로 대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으며, 무역 긴장이 고조될 경우 EU가 염두에 두어야 할 요소라고 IW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최후의 수단으로 EU가 미국 경제에 중요한 상품을 수출 제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역 데이터만으로는 이러한 상품이 미국 구매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완전히 포착할 수는 없지만, 이 연구가 "미국인들이 관세를 계속 인상하면 발에 총을 쏘게 될 것임을 분명히 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공동 저자인 사미나 술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EU 간 무역 관계의 실질적 의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통해 무역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EU가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호 의존성이 양측 모두에게 무역 분쟁의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이 EU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경우 자국 기업들의 조달 비용 상승과 공급망 차질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EU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EU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EU도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양측 모두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