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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이란, 美 기지 공격 여파…중동 항공로 폐쇄에 항공사 ‘운항 대혼란’

지난 6월 16일(현지시각) 키프로스 라르나카 국제공항에 이스라엘 국영항공사 엘알과 이스라에어 소속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16일(현지시각) 키프로스 라르나카 국제공항에 이스라엘 국영항공사 엘알과 이스라에어 소속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이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23일(이하 현지시각)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 주요국들이 일시적으로 자국 영공을 폐쇄해 항공편 운항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 항공사 잇따라 노선 취소…“두바이·도하 기피 움직임”


미국이 전날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미군 기지를 타격하자 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 등은 자국 영공을 임시 폐쇄했고 두바이공항도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이 여파로 인도 항공사 에어인디아는 중동뿐 아니라 북미 동부와 유럽 노선 운항도 전면 중단했다.

에어인디아는 “중동 경로는 유럽과 인도 간 핵심 항로인데 현재 이 지역은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급격히 좁아졌다”며 “운항 중이던 항공편도 출발지로 회항시켰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에어캐나다 등은 일찍이 두바이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핀에어는 도하 노선을 오는 30일까지 전면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항공은 두바이행 항공편을 24일까지 취소하기로 했으며 에어프랑스는 베이루트와 리야드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영국항공과 이베리아항공, 카자흐스탄의 에어아스타나도 도하와 두바이 노선의 항공편을 잇따라 취소했다. 이들 노선은 평소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항공망의 핵심 축으로 여겨지지만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우회 경로를 찾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

◇ GPS 교란도 겹쳐…“전쟁지역 상공, 사실상 유령지대”


스위스 항공위험분석 기업 SkAI는 “지난 24시간 동안 페르시아만 상공에서 150대 이상의 항공기 위치 정보가 교란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상에서 위성위치정보(GPS)를 왜곡하는 ‘스푸핑’ 기술 때문으로 민간 항공기의 항로 이탈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항공위험분석 컨설팅사 오스프리플라이트솔루션은 “이란 또는 그 연계 조직이 미국 기지가 위치한 도하나 두바이 등에 드론·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 때문에 항공사들이 주요 공항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습 직후 도하 하마드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한 승객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퍼스트클래스 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이 뉴스보다 먼저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얘기를 했다”며 “상황이 너무 갑작스럽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 러·우 전쟁에 중동까지 겹쳐…항공사 운영 부담 가중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영공이 막힌 상황에서 중동까지 항로가 차단되면서 유럽과 아시아 간 항공편은 북쪽의 카스피해 우회나 남쪽의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노선으로 우회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치솟는 운영비와 항공기 운항시간 증가, 안전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한 유럽계 항공사 관계자는 “중동은 아시아행의 마지막 남은 주요 항로였는데 이마저 막히면 장거리 노선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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