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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 온다…모건 스탠리 "승자는 중국 車 부품사"

이미 세계 공급망 63% 장악…전기차 이은 '3차 성장' 기대
기존 자동차 기술·대량생산 체계 활용…핵심부품 경쟁력 '독보적'
지난 5월 16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베이징 이타운)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서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센터가 개발한 '톈궁'이 오렌지를 옮기는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16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베이징 이타운)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서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센터가 개발한 '톈궁'이 오렌지를 옮기는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래 기계 이동 기술 경쟁의 핵심으로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떠오르면서, 기존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이 유력한 초기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들은 전기차(EV)와 스마트카에 이은 '제3의 성장 물결'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 'Humanoid 100' 보고서는 관련 가치사슬에 포함된 상장사의 56%가 중국 기업이고, 세계 공급망의 63%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간형 로봇이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에 3차 성장 물결을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미 테슬라, 샤오펑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인간형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고, 지커와 폭스바겐 역시 공장 안 로봇 활용을 내비쳐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모건 스탠리는 이런 흐름에서 자동차 공급업체들이 로봇 부품과 자재 지출의 47%에서 최대 60%를 차지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로봇 한 대에 드는 생산 비용의 60%에 이르는 약 1만5000달러(약 2074만 원)를 자동차 부품사가 차지하는 셈이다. 특히 이들의 경쟁력은 로봇의 몸체를 구성하는 센서, 배터리, 모터, 액추에이터(구동기) 같은 핵심 부품 공급 능력에서 나온다.

모건 스탠리는 2050년 세계 인간형 로봇 시장이 5조 달러(약 6915조 원)에서 최대 60조 달러(약 8경2938조 원)에 이르고, 중국 시장은 6조 위안(약 1154조 원)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 중국 시장 규모만 해도 1조2000억 위안(약 230조832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누적 보급량을 기준으로 2050년에는 세계에 10억 대, 중국에는 5900만 대의 로봇이 보급될 것으로 분석했다.

◇ 車 부품 기술·생산력, 로봇으로…구조적 강점 뚜렷


보고서는 아직 시장 형성 초기인 만큼, 특정 부품 기술보다 "어떤 기술 경로가 선택되든 조립 주문을 확보할 수 있는" 싼화(Sanhua) 같은 1차 모듈 조립업체가 라이다나 칩 생산자 같은 2차 부품 제조업체보다 유리하다고 봤다.

자동차 부품사들은 인간형 로봇 시장 진입에 유리한 구조상 강점을 갖췄다. 자동차와 로봇에 공통으로 필요한 액추에이터, 센서 같은 핵심 부품 기술을 이미 보유했고, 대량생산 능력과 품질관리, 세계 공급망 운영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거대한 내수 시장, 공장과 물류처럼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이 인간형 로봇 생태계의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

◇ 모건 스탠리가 꼽은 '최선호 3인방'은?


모건 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인간형 로봇 시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중국 자동차 부품사 세 곳을 집중 조명했다.
첫째는 로봇의 관절과 근육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제조사 퉈푸(Tuopu)다. 모건 스탠리는 최근 테슬라 주문량 감소로 목표 주가를 63위안으로 낮췄지만, 투자의견은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액추에이터가 로봇 원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관련 시장이 2030년까지 해마다 평균 57% 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싼화(Sanhua)다. 모건 스탠리는 싼화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30위안으로 제시했다. 2025년 견조한 매출 성장과 전기차 보급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2030년까지 인간형 로봇 액추에이터 모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p 늘 때마다 싼화는 2024년 총매출의 11%에 해당하는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지정학적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 2025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태국 공장을 짓고 있는 점도 좋게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쉬성(Xusheng)의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올리고 목표 주가 12위안을 제시했다. 신생 자동차 제조업체인 리 오토(Li Auto)의 순수 전기차 출시에 따라 쉬성의 매출이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테슬라 같은 다른 고객사로부터 얻는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쉬성은 로봇의 주조 몸통과 구조 부품을 공급할 잠재력을 갖췄다.

◇ '미·중 갈등·기술 불확실성'은 넘어야 할 산


다만 보고서는 자동차 부품사들이 로봇 부품 생산으로 얼마나 쉽게 바꿀 수 있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면 기업들이 비용 우위에도 더 비싼 해외 부품을 선택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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