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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관세發 물가 인상 없다" vs 연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고조"

관세에 따른 향후 미국 경제 진로 놓고 공방 가열
미국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일(현지 시각)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항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일(현지 시각)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사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항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관세발 물가 인상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며 연준에 조기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권자들은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고조와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험을 이유로 금리 동결 상태를 최소한 9월까지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연준은 특히 고물가 사태 속 저성장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우려한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일(현지 시각) 플로리다주 아멜리아 아일랜드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듣고 있는 얘기는 관세가 아직 제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쇼크가 지나갈지, 아니면 계속 머물러 있을지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관세 충격을 우려해 많은 기업이 모든 제품의 재고 쌓기에 나섰다고 듣고 있다”면서 “이런 전략이 더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가격에 변화가 올 것이고, 소비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미국 경제의 진로를 정확히 파악하려고 금리 동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애초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관망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리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경제 클럽 연설에서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대중에게 확신을 줘야 하는 때"라고 밝혔다. 무살렘 총재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뒤흔들 수 있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앞에서 가격 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무살렘 총재는 "지금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검토하거나 정책 완화에 착수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수준과 지속성을 과소평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노동시장을 약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무살렘 총재는 "5월 12일 관세 인상이 완화된 이후에도 단기 경제 전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 관세 인상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노동시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2일 서로에게 부과하는 관세를 115%포인트 낮췄다.

베스 헤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관세경기 침체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가 가능성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반박했다.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수입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며, 관세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에 실질적인 영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란 위원장은 “트럼프 정부 집권 1기 시작 첫날부터 우리가 관세를 도입했으나 이것이 의미가 있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내려간 것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상승했다. 이는 기업들이 아직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CPI가 전년 같은 달보다 2.3% 상승했다. 이는 2021년 2월(1.7%)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조기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17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면서 "너무 늦 것으로 전설적인 파월은 아마도 또다시 망칠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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