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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미국, 개발도상국과 미협력 시 기술 경쟁서 중국에 패배할 수도"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없이는 첨단기술 주도권 상실 우려
워싱턴 싱크탱크, "남반구 역할 과소평가할 여유 없다" 경고
미국이 개발도상국들과 협력하지 않으면 첨단 기술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새 보고서가 경고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개발도상국들과 협력하지 않으면 첨단 기술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새 보고서가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개발도상국들과 협력하지 않으면 첨단기술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새 보고서가 경고했다고 20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남반구 국가들과 협력해 중국과의 고조되는 기술 경쟁에서 발판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미국은 글로벌 기술 경쟁을 형성하는 데 있어 남반구가 수행할 역할을 과소평가할 여유가 없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국은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 경제적, 기술적 이익을 증진할 수 있게 되고, 방해받지 않고 글로벌 기술 규범과 표준을 형성할 수 있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들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첨단 기술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국가와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남반구 국가들은 세계 인구의 85%가 거주하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들 국가는 글로벌 기술 규범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술에 대한 수요를 주도하고, 제품에 중요한 자원을 공급하며, 연구 개발을 통해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남반구 국가들의 기술 관련 필요와 요구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성공 요인으로 "현지 수요에 맞게 서비스를 조정하려는 의지"를 꼽았다.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들은 종종 어느 나라가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리더십이 군사적 우위와 국가 경제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만 초점을 맞춘다"면서 "그러나 신흥 기술의 글로벌 확산도 그만큼 중요하지만, 불행히도 너무 자주 간과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학술 교류, 교육 프로그램, 언론 협력 등을 후원하며 남반구에 대한 영향력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해외에서 중국 기업을 지원하는 등 중국의 이익 증진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미국과 남반구 간 관계 강화가 시장 접근 확대, 최고 인재 육성, 혁신 촉진, 공동의 경제적·지정학적 목표 달성 등 미국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방문한 것도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모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이달 초 부과한 관세는 90일 유예 기간 이후 발효될 경우 개발도상국에 특히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중국은 다양한 차세대 산업 분야, 특히 중국과 이미 강력한 경제적, 정치적 유대를 맺고 있는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능가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경쟁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국제 AI 거버넌스를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러한 경쟁은 단순한 시장 지배력을 넘어 더 깊은 정치 및 거버넌스 분열을 반영하고 있으며, AI 모델 훈련 자체가 "본질적으로 가치가 내재된" 활동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양국 모두 이 기술이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으며, AI 거버넌스에 대한 대조적인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른 정치 시스템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국가들이 보안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안 부족으로 중국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는 중국이 서구 경쟁사들이 수집할 수 없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해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국은 AI의 전 세계 채택 및 사용을 형성할 수 있는 엄청난 여유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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