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현대차 등 5% 가까이 상승, 부품사 수혜 뚜렷
전문가들 "불확실성 여전... 랠리 장기화 어려울 것" 경고
전문가들 "불확실성 여전... 랠리 장기화 어려울 것" 경고

도쿄 증시에서는 토요타 자동차, 스즈키 자동차, 혼다 자동차가 모두 5% 가까이 상승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도 강세를 보였다. 와이어 하네스 제조사인 스미토모 전기공업은 6%, 세계 2위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는 5% 이상 올랐다. 토요타 인더스트리즈도 4.5% 상승했다.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 평균주가지수와 도쿄 주가지수(토픽스)는 모두 약 1% 상승한 채 거래됐다.
한국 증시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4% 이상 상승했고, 코스피 지수는 0.8% 올랐다. 현대차 그룹 계열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는 각각 3.6% 상승했다.
이번 주가 상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이 공급망을 조정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동차 업계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자동차 회사들이 캐나다, 멕시코 및 다른 곳에서 만든 부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돕기 위해 무언가를 찾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에서 부품을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3일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5월 3일부터는 엔진과 변속기 같은 주요 부품에 대한 관세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발표한 3월 말 이후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반등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 소재 마쓰이 증권의 구보타 토모이치로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지난주에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에 오늘의 상승세에 뒤처지지 않았다"며 "이번 랠리를 주도하는 것은 단기 외국인 투자자들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자동차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비용과 수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쓰이스미토모 DS 자산운용의 이치카와 마사히로 수석 시장전략가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점차 위험자산으로 복귀하고 있지만, 이번 회계연도 기업 실적 전망이 보수적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많은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관세 면제가 일시적인 조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 확대나 공급망 재편 등 장기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단기간에 생산 시설을 이전하거나 공급망을 재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당장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냈지만, 실제 정책 변화의 세부 사항과 시행 일정이 불명확한 상황에서는 안도감이 오래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일부 국가나 기업에 대한 선별적 면제 가능성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이다. 양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나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2019년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을 근거로 관세 면제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도 기존 한미 FTA를 통한 예외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