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2일부터 시행할 예정인 25% 철강 관세가 중국산 철강의 미국 우회 수출을 사실상 봉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철강업계의 주요 자문 기관 4곳은 이번 조치로 인해 지난해 전체 중국 철강 수출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70억 달러(약 10조2000억 원) 규모의 거래가 막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미국의 강력한 무역 장벽으로 인해 직접적인 철강 수출이 제한되자 동남아시아 등 제3국에서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이 같은 경로가 차단되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들 기관의 예상이다.
중국 정부 산하 철강 연구기관인 중국금속공업계획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보호무역주의와 무역 마찰이 중국 철강 수출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며 "수출 감소와 이익 축소로 인해 일부 기업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중동 시장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국 철강 트레이더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1분기 물량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관세를 발표하기 전부터 3~4월 선적 계약이 전년 동기 대비 20~30%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중국산 철강이 글로벌 시장으로 몰리면서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가격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동 지역은 중국 철강업체들이 마지막으로 의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장이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하락 압박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한편, 중국의 철강 수출이 글로벌 시장을 교란할 것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추가적인 보호무역 조치를 도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철강업계는 이번 조치를 앞두고 해외 판매 감소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