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 속 통화정책 완화… 성장 모멘텀 회복 노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루피화 약세는 불안 요인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루피화 약세는 불안 요인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 산제이 말호트라(Sanjay Malhotra)가 지난해 12월 뭄바이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0714273103453e250e8e18810625224987.jpg)
6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산제이 말호트라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가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인 레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6.2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RBI는 2025/26 회계연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6.7%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인 6.6%에서 소폭 상향 조정된 수치지만, 여전히 둔화된 성장세를 예상하는 것이다. 또한 올해 3월 말까지의 2024/25 회계연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6.6%에서 6.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긍정적이다. RBI는 2025/26 회계연도 인플레이션율을 4.2%로 전망하며,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4/25 회계연도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는 4.8%로 유지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최근 인도 경제의 성장 둔화 추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9월 말 분기 경제성장률은 5.4%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점도 금리 인하 결정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꾸준히 하락해 12월에는 5.22%를 기록, RBI의 목표 범위인 6% 이내로 떨어졌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루피화 가치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루피화는 최근 달러 대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인해 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루피화 가치가 더욱 하락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RBI는 외환시장 개입 등을 통해 루피화 가치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유출 및 루피화 약세 가능성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다.
이번 금리 인하가 인도 경제의 성장 둔화를 막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