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가상화폐 랠리 실종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영부인 멜라니아가 잇달아 밈코인을 연속 발행하면서 가상화폐에 "역풍"이 닥치고 있다. 리플 비트코인 솔라나 이더리움 " 암호화폐 대왕고래 대규모 지갑이동"을 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뉴욕증시와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의 이름을 딴 '멜라니아 밈' 코인을 출시했다. 트럼프대통령 당선인의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X 계정을 통해 "공식 멜라니아 밈이 출시됐다"며 "이제 멜라니아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가치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트럼프 밈 코인에 이은 것이다. 멜라니아여사는 자신의 흑백사진과 함께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생성되고 추적되는 대체가능한 암호화 자산"으로 설명되는 멜라니아 밈코인을 구매할 수 있는 웹사이트 링크를 게시했다. 멜라니아 밈 웹사이트는 출시 하루 전인 18일 등록됐다고 야후 파이낸스는 전했다.
멜라니아 밈코인 웹사이트에 따르면 "멜라니아 밈은 멜라니아라는 상징이 구현하는 가치에 대한 지지와 참여의 표현으로 기능하는 디지털 수집품"이라며 "관련 미술 작품은 투자 기회, 계획 혹은 어떤 유형의 증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 해당 웹사이트는 어떤 정치 캠페인이나 정부기관과도 관련이 없다고 적었다. 멜라니아 밈코인은 직불카드 혹은 암호화폐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멜라니아 코인의 가격은 출시 직후 2만4000% 폭등해, 13달러까지 치솟았고 시총은 85억달러 수준이다. 멜라니아 디지털 수집품 벤처에 대한 소식은 '트럼프 밈' 코인의 시장 가치가 하룻밤 사이에 수십억 달러에 달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야후 파이낸스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을 "지구의 암호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밈코인(유행성 코인)인 '오피셜 트럼프'가 나온 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밈코인이 나오자 오피셜 트럼프가 상승폭을 크게 줄이고 있다. 전일 트럼프 코인은 약 900% 폭등, 73.43달러까지 치솟았었다. 이에 따라 시총이 140억달러를 돌파해 전체 암호화폐 시총 14위까지 올랐었다. 멜라니아 트럼프 측은 19일 ‘$MELANIA’라는 암호화폐를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곧바로 이를 리트윗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7일 트루스소셜과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것 '승리'를 축하할 때"라며 "내 새로운 공식 트럼프 밈(Official Trump Meme)이 여기 있다"고 밈 코인 출시를 알렸다. 밈 코인은 내재적 효용 없이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화폐를 가리킨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이날 멜라니아 코인의 출시가 트럼프 코인의 가격을 40% 넘게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가족의 이런 코인 사업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코인 업계의 인플루언서 마리오 나우팔은 엑스에 "가상화폐가 가족 사업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코인 가격의 급등을 전하는 기사에서 "트럼프 가족의 새로운 벤처(코인)사업은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는 현상이 됐지만, 날로 거세지는 비판과 윤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코인이 발행되자 투자 자금이 리플에서 트럼프 코인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플뿐만 아니라 다름 밈코인(유행성 코인)도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시총 7위 도지코인, 시총 17위 시바이누 코인도 폭락하고 있다. 리플뿐만 아니라 다른 밈코인에서 돈을 빼 트럼프 코인에 '몰빵'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트럼프 코인이 암호화폐 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코인은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계열사와 새로 설립된 회사인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가 공동으로 발행했다. 발행사는 트럼프 코인이 약 2억개가 발행됐으며 향후 3년 동안 추가로 8억개가 더 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플 공동설립자 크리스 라슨이 오는 11월 치뤄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는 지금까지 미 양당에 총 4900만 달러(약 657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며 미 대선 ‘큰손’ 후원자로 떠올랐다. 크리스 라슨 공동설립자를 포함한 미국 주요 기업인 88명은 지난 7일 해리스 캠프에 비공개 지지 서한을 보냈다. 라슨 공동설립자가 해리스 후보 지지를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과 제임스 머독 전 21세기폭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유명 가상자산 투자자이자 억만장자 사업가인 마크 큐반도 해당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리플랩스는 올해 선거에 정치자금 총 4900만 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플랩스는 친가상자산 정책 실현을 위해 양당 구분 없이 자금을 기부하고 있으며 후원금 대부분은 친가상자산 후보 지원을 위해 설립된 정치활동위원회 ‘페어 셰이크’를 통해 기부됐다.
올해 미 대선에서 가상자산 기업들은 거액의 정치 후원금을 쏟아부으며 양당 후보의 가상자산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감시 단체 퍼블릭 시티즌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 업계의 대선 관련 기부금은 1억 1900만달러(약 1594억 원)에 달하며 대선 관련 기업 기부금의 절반을 차지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