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설명 1차 땐 5개사, 2차 땐 4개사 참여에도 응찰은 지하층 업체 1곳
이사 8명 전원 '기타 조건 없이' 재입찰 결의···입찰 마무리 86일 걸려
긴급 공고 접수 석 달…개찰은 공고상 일정보다 13일이나 앞당겨
허동수 이사장 국감 증인 나와야···2028년 3월 준공 일정 지키기 어려워
이사 8명 전원 '기타 조건 없이' 재입찰 결의···입찰 마무리 86일 걸려
긴급 공고 접수 석 달…개찰은 공고상 일정보다 13일이나 앞당겨
허동수 이사장 국감 증인 나와야···2028년 3월 준공 일정 지키기 어려워
이미지 확대보기송도세브란스병원 시공사 선정이 당초 계획한 3월보다 6개월 늦어진 9월에야 이뤄졌다. 그사이 입찰은 세 번 무산됐지만 유찰은 두 번이었다. 세 번째 입찰은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회가 단독 입찰자의 기술제안 평가를 하루 앞두고 중단했다.
본지가 입수한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는 6월23일 임시이사회에서 진행 중이던 입찰을 접었다. 도급순위 30위 이내 업체를 대상으로 기타 조건 없이 다시 입찰하기로 결의했다. 이 경우 기준선 밖에 있는 기존 M사 지하층 시공업체는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이후 새 입찰에서 금호건설이 낙찰자로 선정됐지만 이사회는 다시 제동을 걸었다. 금호건설이 M사 시공업체와 공동도급을 제안했다는 이유다. 허동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장은 낙찰자 통보 이튿날인 9월29일 긴급회의에서 금호건설 단독 계약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갈등은 1회에서 다뤘다.
낙찰자가 정해졌지만 사업 계약은 아직까지 체결되지 않았다. 2회에서는 입찰이 무산된 경위와 6월23일 결의의 배경, 그 뒤 86일의 경과를 짚었다.
현장설명회엔 여러 건설사 참여했지만…응찰은 M사 1곳뿐, 유찰 두 번
송도세브란스병원 시공사 선정은 출발부터 삐걱였다. 지난해 12월 정책이사회는 올해 3월 시공사 선정과 2028년 3월 준공을 승인했다. 학교법인은 올해 2월13일 설 연휴 직전 오후에 1차 입찰을 공고했다.
1차 입찰 현장설명회에는 5개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응찰한 곳은 지하부를 시공한 도급순위 306위 M사 한 곳뿐이었다.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아 1차 입찰은 유찰됐다.
학교법인은 4월16일 참여 조건을 바꿔 2차 입찰을 공고했다. 선택적 참가 자격 중 하나인 부채비율 기준을 200%에서 250%로 완화했다. 2차 현장설명회에는 4개사가 참가했고 이 가운데 도급순위 5위 GS건설도 있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39.9%인 GS건설은 기존 200% 기준으로는 참여할 수 없었다. 완화된 250% 기준으로는 요건을 맞출 수 있었다.
이 탓에 법인 수뇌부의 이력이 건설업계에서 회자됐다. 허동수 이사장은 2016년부터 GS칼텍스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K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법인본부장은 GS칼텍스 부사장, GS파워 대표, GS이피에스(GS EPS) 대표를 거쳐 2025년 1월 취임했다. 본지를 비롯해 여러 매체가 이 같은 사정을 지적하며 학교법인이 GS건설에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학교법인과 연세대학교 의료원(연세의료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참가 신청서를 낸 곳은 이번에도 M사뿐이었다. 현장설명회에 참가한 다른 건설사는 GS건설을 포함해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연세의료원은 단독 응찰한 M사를 낙찰자로 정하지 않고 2차 입찰을 유찰 처리했다. 업계에서는 학교법인이 M사를 사업에 참여시키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의료원과 학교법인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2차 입찰이 유찰되자 학교법인은 6월4일 재공고를 냈다. 6월12일 현장설명회에는 M사 1개사만 참석했다.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이 세 번째로 반복되는 듯했다.
기술제안 평가 하루 앞두고 중단…이사 8명 전원 '기타 조건 없이' 재입찰 결의
이 회의에서 한 이사가 2차 입찰 공고의 부채비율 완화를 문제 삼았다. "외부에서 보기에 결과적으로 특정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조건이 조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기창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당시에는 해당 업체의 부채비율 변동 상황까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GS건설의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2차 입찰 공고 이전에 공개된 수치라고 짚는다. 확인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회의 중에는 허동수 이사장의 요청으로 금기창 의무부총장 등 연세의료원 배석자 3명이 퇴장한 것으로 기재됐다. 이어 이사들은 "기존 입찰 절차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도급순위 30위 이내 업체를 대상으로 기타 조건 없이 다시 입찰하기로 의결했다. 이사 8명이 전원 찬성했다. 이 의결에 따라 병원 지하부를 시공한 M사는 단독으로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K 법인본부장은 30위 이내에 주요 건설사가 포함돼 있어 기준을 30위로 정해도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의결은 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입찰이 무산되는 유찰과 성격이 다르다. 입찰은 단독 입찰자의 기술제안 평가를 앞둔 단계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이사회가 이 절차를 스스로 중단하고 새 입찰을 택했다. 이번 지연을 업체 부족에 따른 반복 유찰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문제는 이날 회의록 어디에도 공동수급 금지를 논의한 대목이 없다는 점이다. 의결에 붙은 조건은 '기타 조건 없이'가 전부다. 법조계는 이 결의를 공동수급 금지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도급순위 30위 이내라는 요건은 입찰 참가 자격을 정한 것일 뿐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자격까지 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구성원의 자격은 발주자가 공고에서 정해야 하는 사항인데 이번 공고문에는 정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공동수급 허용 문구는 학교법인과 연세의료원이 협의해 공고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연세의료원은 7월13일 현장설명회에서 공동도급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불이익이나 제한이 없다"고 안내했다. 제안서 평가에서도 공동도급 제안에 대한 감점이나 결격 처리는 없었다.
결의 뒤 86일…낙찰 통보 이튿날 나온 단독 계약 지시
결의 이후 입찰은 빠르게 움직이는 듯했다. 학교법인은 6월30일 긴급 재입찰 공고를 냈다. 7월13일 현장설명회에는 6개 업체가 참가했고 8월13일 참가 신청을 마감했다. 9월17일 제안 발표에는 도급순위 15위 계룡건설과 24위 금호건설 두 곳이 나섰다. 금호건설은 기존 시공사와 협업하는 연속시공안을 내놨고 계룡건설은 분리시공안을 냈다.
금호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6월23일 결의부터 9월17일 제안 발표까지 86일이 걸렸다. 정책이사회가 시공사 선정 시점으로 잡은 3월보다는 6개월 늦어진 것이다. 단독 입찰자의 평가를 앞두고 입찰을 접은 뒤 새 입찰을 마무리하는 데만 86일이 든 셈이다.
긴급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이 공고의 접수 기간은 6월30일부터 9월30일까지 석 달에 가까웠다. 개찰은 공고상 일정보다 13일 앞당겨졌다. 신속한 추진을 강조한 임시이사회의 취지를 감안하면 공고 기간 설정과 개찰 시점 모두 학교법인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공동도급은 연세의료원이 먼저 요청한 방안이다. 연세의료원은 9월17일 금호건설에 공동수급 방안을 구체화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금호건설은 9월23일 기존 시공사와 6대 4로 나누는 수행계획서를 냈고, 연세의료원은 9월28일 금호건설을 최종 낙찰자로 통보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9월29일 긴급 회의에서 허동수 이사장은 단독 계약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의에는 이사 5명만 참석해 정관이 정한 정족수 7명에 못 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해보면 학교법인과 의료원이 기존 시공사인 M을 이번 사업에서 배제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급순위 30위' 기준을 두면 M의 입찰을 막을 수 있다고 방심했다가, 공동도급으로 M이 사업에 참가할 것이 예상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사회와 허동수 이사장이 사업 추진에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정책이사회가 승인한 2028년 3월 준공 일정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허동수 이사장을 국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사업 지연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정일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연수을)은 13일 허동수 이사장에게 "병원 건립을 기다려 온 송도 주민과 인천시민의 기대는 실망과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며 "더 이상의 지연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특히 하부공사 완료 이후 상부공사가 약 1년간 지연되고, 2026년에만 세 차례 입찰 유찰과 계약·착공 지연이 발생한 사태는 매우 심각하다"면서 "그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