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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비전 2030’이 본 수소도시…왜 울산인가

교통물류부 등 7개 기관 국장급 11명·미스크재단, 울산 수소경제·에너지 전환 현장 찾아
수소생산량 98만2000t·배관망 188㎞…산단 수소를 도심까지 끌어와 전기·난방에 사용
네옴은 하루 최대 600t 그린수소 생산 추진…울산서 생산 이후 도시 활용 구조 확인
사우디 교통물류부 등 7개 기관 국장급 이상 공무원 11명과 미스크재단 관계자들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지능형도시 역량강화 연수’에 참여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16일 울산 수소경제 현장을 찾았다. 사진=울산시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 교통물류부 등 7개 기관 국장급 이상 공무원 11명과 미스크재단 관계자들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지능형도시 역량강화 연수’에 참여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16일 울산 수소경제 현장을 찾았다. 사진=울산시
사우디아라비아 교통물류부 등 7개 기관의 국장급 이상 공무원 11명과 미스크재단 관계자들이 지난 15~16일 울산을 찾았다.
사우디 국가 발전전략인 ‘비전 2030’과 연계한 지능형도시 역량강화 연수의 현장 과정이다.
방문단이 울산에서 확인한 것은 수소 생산시설 몇 곳이 아니라 산업에서 시작한 수소가 도시의 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이었다.

울산에서는 산업단지에 구축된 수소배관이 도심까지 들어온다.

배관으로 공급한 수소는 연료전지에서 전기와 열로 바뀌고, 열은 공동주택의 난방과 온수에 쓰인다.
수소충전과 자동차 산업까지 같은 도시 안에서 연결된다.

울산의 수소생산량은 연간 98만2000t,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구축된 수소배관은 약 188㎞다.
국내 최대 수준의 생산·공급 기반에 도시 활용망을 붙였다는 점이 울산이 이번 연수 현장에 포함된 배경이다.

사우디는 네옴에서 세계 최대급 그린수소 생산시설 건설을 최종 마무리하면서 시운전에 들어갔다.

대규모 수소 생산을 준비하는 사우디가 울산에서 본 것은 만들어진 수소를 도시 안에서 어떻게 이동시키고 사용할 것인가에 가까웠다.

사우디 네옴 옥사곤의 그린수소 생산시설. 대규모 수소 생산에 나선 사우디는 이번 울산 방문에서 수소의 도시 활용 구조를 살폈다. 사진=NEOM Green Hydrogen Company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 네옴 옥사곤의 그린수소 생산시설. 대규모 수소 생산에 나선 사우디는 이번 울산 방문에서 수소의 도시 활용 구조를 살폈다. 사진=NEOM Green Hydrogen Company


188㎞ 산업 수소망, 공장 밖으로 나왔다


울산 수소산업의 출발점은 국가산업단지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대량의 수소가 생산되면서 기업 간 수소를 주고받는 배관망도 일찍부터 형성됐다.
울산의 기존 수소배관 약 188㎞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구축된 이유다.

울산은 이 산업용 공급망을 도시로 끌어냈다.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통해 기존 배관에서 북구 율동까지 10.5㎞를 연장했다.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던 수소가 도심 주거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울산 수소도시 배관망 현황과 확장 계획. 산업단지 중심의 수소배관을 도심까지 10.5㎞ 연결한 데 이어 북구와 울산미포국가산단 방향으로 11.9㎞를 추가 확장한다. 사진=울산시이미지 확대보기
울산 수소도시 배관망 현황과 확장 계획. 산업단지 중심의 수소배관을 도심까지 10.5㎞ 연결한 데 이어 북구와 울산미포국가산단 방향으로 11.9㎞를 추가 확장한다. 사진=울산시


배관 끝에서는 수소의 쓰임이 달라진다.

율동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에는 440㎾급 연료전지 3기가 설치돼 있다. 총 발전용량은 1.32㎿다.

수소가 연료전지에 들어가면 전기와 열이 함께 생산된다.
전기는 전력망으로 보내고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약 75℃의 온수는 인근 공동주택의 난방과 생활온수에 공급한다.

공장에서 쓰던 수소를 배관으로 옮겨 주거지역의 전기와 난방에 사용하는 구조다.

울산 율동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 내부 설비. 배관으로 공급된 수소를 연료전지에서 전기와 열로 바꿔 인근 공동주택의 난방과 생활온수에 활용한다. 사진=울산시이미지 확대보기
울산 율동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 내부 설비. 배관으로 공급된 수소를 연료전지에서 전기와 열로 바꿔 인근 공동주택의 난방과 생활온수에 활용한다. 사진=울산시


사우디 방문단이 수소연료전지실증화센터를 거쳐 율동 수소시범도시를 찾은 동선도 이 흐름을 따른다.

실증화센터에서는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연료전지 기술을 보고, 율동에서는 그 기술과 수소배관이 실제 도시 에너지망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네옴은 하루 600t 생산…울산에서는 그다음을 봤다


사우디가 울산을 찾은 배경에는 자국의 수소산업 확대도 놓여 있다.

네옴 옥사곤에서는 네옴과 아크와파워, 에어프로덕츠가 참여한 네옴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약 4GW 규모의 태양광·풍력 전력을 이용해 하루 최대 600t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생산된 수소는 그린암모니아로 전환해 해외에 공급한다.

현재 건설은 최종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고 전력 공급과 함께 시운전이 시작됐다.
첫 제품 공급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대규모 수소 생산 기반을 만드는 사우디 입장에서 다음 단계 가운데 하나는 생산한 수소를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가다.

사우디 네옴 옥사곤에 구축된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이 전력은 풍력과 함께 약 4GW 규모로 조성돼 하루 최대 600t의 그린수소 생산에 사용된다. 사진=NEOM Green Hydrogen Company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 네옴 옥사곤에 구축된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이 전력은 풍력과 함께 약 4GW 규모로 조성돼 하루 최대 600t의 그린수소 생산에 사용된다. 사진=NEOM Green Hydrogen Company


울산에는 그 과정을 한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산업단지에서 생산·공급되는 수소가 배관을 타고 이동하고, 연료전지에서 전기와 열로 전환된 뒤 주거지역에서 소비된다.
수소배관은 충전 인프라와도 연결돼 수소의 사용처를 교통으로 넓힌다.

수소를 생산하는 공장 하나나 연료전지 한 기를 보는 것과는 다른 구조다.
생산과 이송, 변환, 소비가 하나의 도시 안에서 이어진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미스크재단 역시 사우디의 ‘비전 2030’과 연결돼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설립한 비영리재단으로, ‘2030 Leaders’ 등 국가 전환을 이끌 인재와 리더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소에서 주거·교통·자동차 산업까지


울산이 보여준 수소도시의 범위는 공동주택에서 끝나지 않는다.

도심으로 연장된 수소 공급망은 수소충전 인프라와 연결되고, 수소는 승용차와 버스·화물차 등 이동수단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여기에 울산이 가진 자동차 생산기반이 더해진다.

방문단이 둘째 날 자동차 전동화 생산공정을 살펴본 것도 수소경제와 에너지 전환을 도시 에너지에 한정하지 않고 미래 이동수단과 제조업까지 넓혀 보기 위한 일정이었다.

울산에서는 석유화학단지가 수소 생산 기반을 만들고 배관망이 수소를 옮긴다.
연료전지는 이를 전기와 열로 바꾸고, 공동주택은 그 열을 생활에 사용한다.
충전시설과 자동차 산업은 에너지 전환의 범위를 이동수단으로 넓힌다.

이 구조가 울산과 다른 수소 생산지역을 가르는 지점이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이번 연수에는 지능형도시 거버넌스와 공간정보, 지능형 교통수단과 자율주행, 수소경제와 에너지 전환, 지능형 로봇기술 등이 포함됐다.

그 가운데 수소경제와 에너지 전환의 현장으로 울산이 선택됐다.

울산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수소 공급·활용과 연료전지, 에너지저장, 미래 이동수단 분야에서 사우디와 협력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사우디 방문단이 울산에서 확인한 것은 거대한 수소 생산설비가 아니었다.

산업용 수소가 공장 담장을 넘어 배관을 타고 도시로 들어와 주거와 교통의 에너지로 쓰이는 과정 자체가 울산의 경쟁력이었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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