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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현장은 어떻게 정책이 되는가... 조규일 진주시장 시정 8년

기업·재난·문화 현장에서 서류에 없는 민생의 답 찾아
시민 목소리에서 시작된 변화… 체감 따라야 성과 평가
산업 현장부터 재난 대응 현장, 문화행사장, 복지시설까지 다양한 공간을 찾아 시민과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현장 중심 행정이 조규일 진주시장의 주요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진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산업 현장부터 재난 대응 현장, 문화행사장, 복지시설까지 다양한 공간을 찾아 시민과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현장 중심 행정이 조규일 진주시장의 주요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진주시

지방정부의 정책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대부분의 정책은 회의와 보고서, 예산 심의를 거쳐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시민들이 생활하는 현장인 경우가 많다. 기업 현장에서 나온 애로사항, 폭염 속 취약계층의 불편,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의 목소리, 복지시설 이용자의 작은 요구가 새로운 행정 과제로 이어진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장행정'이 중요한 행정 방식으로 자리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상 위 보고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정책 개선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조규일 진주시장의 민선 7, 8기 시정에 이어 9기 시정에서도 현장 중심 행정은 주요 운영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산업 현장부터 재난 대응 현장, 문화행사장, 복지시설까지 다양한 공간을 찾아 시민과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해 왔다.

하지만 현장행정의 평가는 '얼마나 많이 방문했느냐'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가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졌는지다.

진주시는 지난 7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한국맥도날드와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진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진주시는 지난 7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한국맥도날드와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진주시


■ 기업 현장…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지원'


조규일 시장의 현장행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 가운데 하나는 기업과 산업 현장이다.

진주시는 민선 7기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주항공, 강소특구, 첨단산업 육성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기업 현장을 찾아 생산시설과 연구 공간을 살피고, 기업 관계자들과 투자 환경과 애로사항을 논의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기업 현장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투자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인력 확보, 행정 절차, 기반시설, 규제 등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나온다. 지방정부가 해결 가능한 부분을 찾아 지원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 기업 현장 방문의 핵심이다.

특히 지역 산업 경쟁력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실제로 지역에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기업 방문의 성과는 시장이 현장에 갔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나온 목소리가 어떤 정책으로 이어졌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진주시가 연일 지속되는 폭염과 강수량의 부족으로 농업 가뭄이 심화함에 따라 조규일 진주시장이 가뭄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농업용수의 공급 상황을 점검하는 등 농업용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진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진주시가 연일 지속되는 폭염과 강수량의 부족으로 농업 가뭄이 심화함에 따라 조규일 진주시장이 가뭄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농업용수의 공급 상황을 점검하는 등 농업용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진주시


■ 재난 현장…기후위기 시대 행정의 출발점


최근 지방정부 현장행정의 중심축은 시민 안전으로 이동하고 있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지자체의 역할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피해 발생 이후 복구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찾아 제거하는 예방 행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진주시 역시 여름철 폭염 대응 과정에서 무더위쉼터와 취약지역, 시민 이용시설 등을 점검하며 대응 체계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재난 현장 점검의 의미는 현장을 둘러보는 데 있지 않다.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를 바탕으로 냉방시설 개선, 취약계층 보호, 대응 체계 보완 등 실제 변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재난 분야에서 현장행정은 곧 시민 안전과 연결된다.

진주시는 7일과 8일 이틀간 개최되는 ‘2026 진주 M2 페스티벌’의 개막을 앞두고, 행사장에 대한 ‘민관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진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진주시는 7일과 8일 이틀간 개최되는 ‘2026 진주 M2 페스티벌’의 개막을 앞두고, 행사장에 대한 ‘민관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진주시


■ 문화 현장…축제는 하루지만 준비는 1년이다


진주시에서 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수많은 방문객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고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관광 콘텐츠이자 지역경제와 연결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특히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로 자리 잡았다. 최근 집계 기준 방문객은 약 172만 명에 달할 정도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축제 기간 진주를 찾는 방문객의 규모는 지역 관광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형 축제의 성패는 화려한 프로그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관람객 이동 동선, 교통 관리, 안전 대책, 편의시설 운영 등 보이지 않는 행정력이 축제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특히 최근 관광 흐름은 단순 방문에서 체류형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진주남강유등축제 방문객 상당수가 당일 또는 짧은 일정으로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축제를 지역 내 소비와 체류 확대로 연결하는 과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결국 축제의 성공 기준은 방문객 숫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았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 곳곳을 경험했는지가 도시 관광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현장행정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축제 준비 과정에서 현장을 찾는 것은 단순히 행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다. 실제 공간에서 관광객 동선과 시설 배치,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계획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를 찾아 개선하는 과정이다.

행사 관계자의 보고서와 계획서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 현장에서는 드러난다. 이동 공간의 불편, 교통 흐름의 문제, 편의시설 부족, 안전 사각지대 등 작은 요소들이 관광객 만족도와 도시 이미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조규일 진주시장의 문화 분야 현장행정 역시 축제 개최 자체보다 '어떻게 하면 진주를 다시 찾는 도시로 만들 것인가'라는 과제와 연결돼 있다. 축제 현장은 단순한 행사장이 아니라 진주시가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행정 역량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결국 축제는 하루 동안 펼쳐지지만, 도시의 경쟁력은 1년 동안 준비된다.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개선하고 관광객 경험을 높이는 과정이 쌓일 때 축제는 지역을 알리는 행사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봉곡경로당을 찾아 냉방시설의 운영 상태와 이용의 불편 사항을 확인하고,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사진=진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조규일 진주시장이 봉곡경로당을 찾아 냉방시설의 운영 상태와 이용의 불편 사항을 확인하고,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사진=진주시


■ 복지 현장…작은 불편이 정책을 바꾼다


현장행정의 의미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시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복지 현장이다.

기업 현장에서는 투자와 일자리라는 성과가 보이고, 문화 현장에서는 방문객과 경제 효과라는 지표가 나타나지만, 복지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는 대부분 생활 속 작은 불편에서 시작된다.

복지시설 이용자의 이동 불편, 돌봄 종사자의 현장 애로, 의료 접근성이 낮은 주민들의 어려움처럼 행정 자료만으로는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현장에서는 먼저 드러난다.

특히 복지 분야는 같은 정책이라도 대상자의 생활 환경에 따라 체감도가 크게 달라진다. 행정기관에서 보기에는 작은 문제라도 당사자에게는 일상생활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현장행정은 바로 이런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서류와 통계에 나타난 평균적인 모습이 아니라, 실제 시민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직접 듣고 이를 행정 과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는 이후 복지 서비스 개선, 지원 체계 보완, 생활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건의사항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담당 부서와 공유하고 해결 가능한 과제로 구체화하는 행정 과정이다.

조규일 진주시장의 복지 분야 현장행정 역시 시민 생활 가까이에서 답을 찾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복지시설과 취약계층 현장을 살피는 것은 단순한 위로 방문이 아니라, 기존 제도가 놓치고 있던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결국 복지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보다 시민이 매일 느끼는 불편을 얼마나 줄여나가느냐다.

작은 불편 하나를 발견하고, 이를 정책으로 바꾸는 과정. 그것이 현장행정이 시민 삶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이다.

■ 현장행정의 다음 질문…"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나"


현장행정은 이제 지방정부 운영에서 선택이 아닌 기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복잡해진 지역 현안은 책상 위 보고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정책이 실제 작동하는 공간에서 문제를 확인하고 해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을 찾았다는 사실만으로 행정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체장이 현장을 방문하고, 공무원이 문제를 확인하고, 담당 부서가 해결 방안을 마련한 뒤 예산과 사업,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완성될 때 비로소 현장행정은 의미를 갖는다.

결국 현장행정의 진짜 평가는 '몇 번 방문했는가'가 아니라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가 어떻게 변화로 이어졌는가'에 달려 있다.

기업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가 실제 투자 환경 개선과 기업 지원 정책으로 연결됐는지, 폭염과 재난 현장에서 확인한 위험 요소가 시민 안전 대책 강화로 이어졌는지, 문화 현장에서 제기된 과제가 관광객 체류 확대와 도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지방정부의 현장행정은 단기적인 대응보다 지속적인 관리 체계로 이어질 때 힘을 가진다. 한 번의 방문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를 기록하고, 부서 간 협업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만들고, 이후 다시 현장에서 변화를 확인하는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조규일 시장의 지난 8년 역시 이러한 기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산업 육성, 시민 안전, 문화관광, 생활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을 찾은 행보는 분명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발걸음이 실제 정책 변화와 시민 체감 성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다.

민선 9기에 들어선 진주시의 과제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축적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가 행정 내부에서 사라지지 않고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현장은 행정의 끝이 아니다. 정책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리고 시민들이 기억하는 것은 시장이 어느 현장을 찾았는지가 아니다. 그 현장에서 시작된 변화가 자신의 삶을 얼마나 바꾸었는지다.


이상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nge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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