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예방·소각장·온천대교 4개 사업 세종 건의
최근 예산 2년 연속 증가에도 대형 인프라는 국비 없인 속도 한계
최근 예산 2년 연속 증가에도 대형 인프라는 국비 없인 속도 한계
이미지 확대보기재해위험지구를 손보고,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새로 짓고, 창원 북면과 창녕 부곡을 잇는 도로를 놓는 일은 군청 안의 결재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두 수백억 원에서 1,000억 원대 사업이다. 군 자체 재정만으로 밀어붙이기 어렵다. 정부 예산안과 국가 도로계획에 얼마나 반영되느냐가 사업의 속도를 가른다.
성낙인 창녕군수는 민선 9기 취임 다음 날인 7월 2일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4개 현안사업의 국비 반영을 건의했다.
창녕군이 제시한 전체 사업비는 2,154억 원이다.
이방면 석리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381억 원, 길곡면 마천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 305억 원, 창녕군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신설사업 398억 원, 국도79호선 온천대교 건설 1,070억 원이다.
예산은 늘었지만, 대형 인프라는 따로 계산해야 한다
창녕군의 살림은 최근 2년 연속 커졌다.
2024년 당초예산은 6,645억 원이었다. 2025년 당초예산은 7,103억 원으로 458억 원, 6.9% 늘었다. 2026년도 본예산안은 7,704억 원 규모로 제출됐다. 2025년보다 600억 원가량, 8.45% 증가한 규모다.
겉으로 보면 예산 체력이 좋아진 흐름이다.
그러나 이번에 건의한 4개 사업 2,154억 원은 2026년도 본예산안의 약 28%에 해당한다. 예산이 늘었다고 해도 재해예방, 폐기물 처리, 광역도로 같은 대형 인프라를 군비 중심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국비 확보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군 예산은 복지, 농업, 도로 유지, 상하수도, 환경, 문화, 행정 운영에 넓게 나뉘어 쓰인다.
반면 이번 사업들은 단일 사업비가 크고, 설계와 보상, 공사, 사후 운영비까지 따라붙는다. 민선 9기 첫 국비 행보는 정치적 상징보다 재정 현실에 가깝다.
재해예방 686억…기후가 바뀌면 배수 기준도 바뀐다
가장 앞에 놓인 사업은 재해예방이다.
이방면 석리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과 길곡면 마천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의 총사업비는 686억 원이다.
창녕군은 두 사업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우선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해예방사업은 피해가 난 뒤 쓰는 복구비가 아니다. 피해가 나기 전에 쓰는 안전 투자다.
최근 집중호우는 예전처럼 넓은 지역에 오래 내리는 방식만으로 오지 않는다.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비가 몰리면 하천 수위, 농경지 배수, 도로 침수, 마을 고립이 한꺼번에 터진다.
행정안전부 자연재난 지표에 따르면 2024년 전국에서는 34회의 자연재난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121명, 재산피해는 9,107억 원에 달했다. 최근 10년 평균 재산피해도 4,711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자연재난 피해가 지역 예산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커졌다는 뜻이다.
창녕군도 위험지구 관리 대상이 적지 않다.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개된 창녕군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현황은 2025년 9월 기준 17개 지구를 담고 있다. 이 자료에는 읍면, 지구명, 지정면적, 위험등급, 사업물량, 총사업비가 포함돼 있다.
창녕은 낙동강을 낀 농업 지역이다. 배수 체계가 흔들리면 논과 밭, 마을 진입도로, 저지대 주택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
재해예방사업은 도로 하나, 하천 하나를 고치는 일이 아니라 생활권 전체의 물길을 다시 계산하는 일이다.
30톤/일 기존 소각시설…398억 신설사업의 배경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신설사업도 이번 국비 건의의 핵심이다.
창녕군은 398억 원 규모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신설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창녕군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은 장마면에 있으며, 시설 용량은 하루 30톤이다. 2011년 5월 가동을 시작했고, 처리 대상은 생활폐기물이다.
소각시설은 주민 생활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늦게 결론 나는 인프라다.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입지, 악취 우려, 대기오염 관리, 운영비, 주민 수용성이 얽힌다. 사업 시기가 늦어질수록 노후시설 유지비와 외부 위탁 부담이 커진다.
전국 폐기물 통계에서도 생활폐기물은 일정 범위 안에서 증감을 반복하지만, 처리 부담은 줄지 않는다. 자원순환 통계는 2024년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2023년보다 2.2%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폐기물은 인구 감소 지역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고령화 지역일수록 안정적인 수거·처리 체계가 더 중요해진다.
창녕군의 소각시설 신설사업은 단순한 환경시설 확충이 아니다.
군민이 매일 배출하는 쓰레기를 지역 안에서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생활폐기물 처리 능력은 도시 규모보다 생활의 지속성을 가르는 기반시설에 가깝다.
온천대교 1,070억…부곡의 회복세를 도로가 받쳐야 한다
가장 큰 사업은 국도79호선 온천대교 건설이다.
창녕군이 건의한 국도79호선 창원 북면~창녕 부곡 구간 신설사업은 1,070억 원 규모다. 창녕군은 이 사업이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되도록 정부 설득에 나섰다.
사업 구상은 분명하다. 국도79호선 2차로 도로 6.43㎞를 새로 놓고, 가칭 온천대교를 건설해 창녕 부곡 청암마을과 창원 북면 외산마을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현재 본포교를 경유하는 우회 노선을 직선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 두 지역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가깝지만 멀다. 기존 우회도로를 이용하면 이동에 30~40분가량 걸린다는 지역 정치권과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온천대교가 놓이면 부곡온천과 창원 마금산온천을 직접 묶는 길이 열린다.
이 도로가 중요한 이유는 부곡온천의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부곡온천은 부곡하와이 폐업 이후 2018년 처음 300만 명 아래로 내려갔고, 코로나19 기간에는 240만~260만 명대로 줄었다. 이후 2023년 291만 명, 2024년 273만 명 수준까지 회복했다. 2025년에는 9월 말 기준 208만3,440명이 찾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만 명 이상 늘었다.
관광지는 콘텐츠만으로 살아나지 않는다.
길이 받쳐야 한다. 부곡온천이 가족탕, 숙박 리모델링, 온천도시 지정 효과로 다시 손님을 모으고 있다면, 온천대교는 그 흐름을 창원권 생활·관광 수요와 연결하는 기반시설이다.
이동시간 단축은 곧 체류시간 증가와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민선 9기 첫 성적표는 예산표에서 나온다
창녕군이 꺼낸 4개 사업은 성격이 다르다.
재해예방은 안전이다. 소각시설은 생활환경이다. 온천대교는 교통과 관광의 접점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하나다. 모두 창녕군이 미루기 어렵고, 모두 국비 없이는 속도를 내기 어렵다.
성 군수는 취임 다음 날 세종을 찾았다. 보도자료식으로 보면 발 빠른 행보다. 재정 관점에서 보면 더 현실적이다. 창녕군 예산은 커지고 있지만, 대형 인프라 사업은 예산 증가분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향후 발전성도 이 지점에서 갈린다. 재해예방사업이 제때 추진되면 반복 침수와 복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소각시설이 확충되면 생활폐기물 처리 안정성이 높아진다. 온천대교가 국가계획에 반영되면 부곡온천은 창원 북면, 마금산온천, 낙동강권 관광 수요와 더 가까워진다.
창녕군의 다음 4년은 문구보다 숫자로 평가받는다. 2,154억 원 규모의 이번 국비 확보전은 민선 9기 창녕군이 안전, 환경, 교통, 관광을 한꺼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지 가르는 첫 관문이다.
김태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ed395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