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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안전등급 ‘현장 중심’ 재편…강화된 심사에 기관별 격차 뚜렷

평가대상 104곳으로 확대·현장안전 심사 강화…석유공사 등 상위권 유지 기관은 소수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에서 현장 중심 평가 기준이 강화되며 기관별 안전관리 역량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진= 기획재정부이미지 확대보기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에서 현장 중심 평가 기준이 강화되며 기관별 안전관리 역량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진= 기획재정부
정부의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가 해마다 강화되면서 공기업 간 안전관리 수준 격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2025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 결과’에서는 평가 대상 기관이 대폭 확대되고 현장 안전 중심의 엄격한 평가 기준이 적용되면서 기관별 안전관리 역량 차이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정부 관련 부처에 따르면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는 기획재정부가 공공현장의 사고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20년 도입한 제도다.

건설현장과 발전소, 철도, 에너지시설 등 위험요소를 보유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안전역량과 안전수준, 안전성과를 종합 평가해 1등급(우수)부터 5등급(매우 미흡)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2025년 심사, 역대 가장 엄격…2등급 이상 ‘바늘구멍’


이번 2025년도 심사는 제도 도입 이후 가장 강도 높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사 대상 기관이 기존 73개에서 104개로 확대됐으며, 중대재해 예방체계와 현장 안전관리, 실질적인 사고 예방 성과 등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평가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심사 결과 전체 104개 기관 가운데 2등급은 25개 기관, 3등급은 72개 기관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93.3%가 중위권인 2·3등급에 분포했으며 최고 등급인 1등급 기관은 올해도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4등급 기관은 총 6개 기관으로 나타났고, 대한석탄공사는 유일하게 5등급을 기록했다.

2025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 결과 전체 104개 기관 가운데 93.3%가 2·3등급에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된 평가 기준 속에서도 한국석유공사는 2년 연속 2등급을 유지했다. 자료=AI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 결과 전체 104개 기관 가운데 93.3%가 2·3등급에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된 평가 기준 속에서도 한국석유공사는 2년 연속 2등급을 유지했다. 자료=AI 생성

1등급 ‘0곳’…높아진 상위등급 문턱


정부는 최고 등급인 1등급에 대해 단순 무재해 수준을 넘어 조직문화와 현장 대응체계, 협력업체 안전관리, 최고경영진의 안전 책임 이행 수준까지 모두 최고 수준이어야 부여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관들이 안전 투자와 조직 개편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실제 평가에서는 2등급에 머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심사에서는 사고 발생 건수뿐 아니라 위험성평가 실효성과 현장 실행력, 하청·협력업체 관리 수준, 경영진 책임체계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면서 상위등급 진입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정부가 공공기관 안전관리 수준을 단순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적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석유공사, 2년 연속 2등급 유지…안전경영 성과 부각


이 같은 강화된 심사 환경 속에서도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등급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입증했다. 이번 심사에서 2년 연속 2등급을 유지한 기관은 전체 104개 기관 가운데 14곳(13.5%)에 불과해 의미를 더했다.

석유공사는 ‘안전은 기업 존립의 근거’라는 손주석 사장의 경영철학 아래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 △수급업체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인 ‘안전 Pace-Maker’ 운영 △위험성평가 고도화 등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8년 연속 중대재해 무사고를 달성했으며, 전국 9개 비축기지 전 사업장이 고용노동부 공정안전관리(PSM)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P등급을 유지하는 성과도 거뒀다.

에너지·인프라 공기업 희비 교차…‘현장 중심’이 등급 갈랐다


석유공사가 상위권을 유지한 반면 다른 에너지·인프라 공기업들의 성적표는 엇갈렸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주요 기반시설 운영 기관들은 대부분 3등급을 기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이번 심사에서 등급이 하락하며 3등급을 받았다.

반면 한국공항공사와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등은 2등급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부가 최근 심사에서 단순한 매뉴얼 구축 여부보다 실제 현장의 사고 예방 실효성과 최고경영진의 실행력, 협력업체 안전관리 체계 등을 중점 평가하면서 기관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기관들은 AI 기반 위험예측 시스템과 IoT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현장관리 체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상당수 기관에서 안전이 경영 최우선 가치로 완전히 정착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하위등급 기관 개선 압박도 커져


이번 심사에서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4등급에서 올해 5등급으로 하락하며 유일한 ‘매우 미흡’ 기관으로 분류됐다. 정부는 안전 전담조직과 전문인력 운영, 현장 안전활동 전반이 부족한 수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석탄공사 본사 전경. 2025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에서 대한석탄공사가 유일하게 5등급을 기록한 가운데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대한석탄공사이미지 확대보기
대한석탄공사 본사 전경. 2025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에서 대한석탄공사가 유일하게 5등급을 기록한 가운데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대한석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일부 기관이 4등급을 받은 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이들 기관은 대규모 건설현장과 기반시설을 운영하는 만큼 사회적 책임 역시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4~5등급 기관들에 대해 전문기관 컨설팅과 경영진 교육, 분기별 개선 점검 등을 실시해 실질적인 안전체계 개선 여부를 지속 관리할 계획이다.

안전등급이 단순 내부 평가를 넘어 공공기관 경쟁력과 대국민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잡으면서 기관들의 안전투자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공공기관 안전관리 전문가는 “최근 심사는 단순히 사고 발생 여부를 넘어 기관이 위험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ESG 경영과 연계된 안전관리 수준까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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