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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지주 승계 수술] ‘임추위 실권’ 5대 은행장 연임 변수… 지주 ‘낙점 인사’ 제동

정상혁·이환주·이호성·정진완·강태영 연말 임기 만료…계열사 CEO 총 54명 교체
자회사 임추위, 후보 검증보다 사후 추인…평가 근거 부실해 인선 과정 ‘깜깜이’
당국, 롱리스트부터 자회사 의견 반영 주문…회의록 구체화해 승계 전 과정 점검
금융당국이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면서 향후 은행장 연임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사진은 4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당국이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면서 향후 은행장 연임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사진은 4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중심으로 운영돼온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 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자회사 이사회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차기 은행장 인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지주 차원의 위원회가 후보군 관리와 최종 후보 결정을 주도하고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를 추인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은 초기 후보군인 롱리스트 단계부터 지주 자추위와 자회사 임추위가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며 숏리스트를 추리고, 후보 평가 기록 구체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일제히 끝나는 만큼 임추위의 실질적인 권한이 현직 은행장들의 연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전체 임기 만료 CEO는 하나금융 13명, 신한금융 12명, 우리금융 12명, KB금융 10명, NH농협금융 7명 등 총 54명이다.

현재 KB금융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신한금융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자회사 CEO 후보를 심사한다. 하나금융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NH농협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이를 담당한다.
자회사 임추위와 이사회가 후보 추천과 선임 절차를 밟지만 후보군 관리와 압축, 최종 후보 결정은 사실상 지주 차원의 위원회가 주도해 왔다. 금융당국은 지주가 결정한 후보를 자회사 임추위가 사후에 추인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자회사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약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후보 검증 과정의 기록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임추위는 회의를 정회한 상태에서 후보자를 논의하고도 의사록을 남기지 않거나 위원별 발언과 평가 근거를 구체적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의사록에 ‘의견을 교환했다’거나 ‘논의했다’는 표현만 남겨 최종 후보가 어떤 평가를 거쳐 선정됐는지 사후에 검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을 계기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마련했다. 당시 국내 은행이 지배구조법의 형식적 준수에 치중해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와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공정성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상시후보군 관리·육성부터 최종 후임자 선정까지 주요 절차를 문서화하고 평가·검증 주체와 방법을 다양화하도록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초기 후보군인 롱리스트 단계부터 지주 자추위와 자회사 임추위가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며 숏리스트를 추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회의록 등 후보 평가 기록을 구체화해 최종 후보 선정 과정을 사후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당국의 공개 경고 이후 처음 진행되는 대규모 자회사 CEO 선임이라는 점에서 금융지주별 후보군 구성과 검증기간, 평가 기록의 구체성도 비교 대상이 될 전망이다. 자회사 임추위의 참여가 확대되면 지주 회장의 의중이나 현직 은행장의 경영실적뿐 아니라 경쟁 후보와의 비교·검증 과정도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임추위의 참여 확대가 실제 후보 선정에 반영될지 여부가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금융지주에 직접 경고 메시지를 낸 만큼 연말 CEO 인사를 앞둔 지주들로서는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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