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배상·내부통제 반영…금감원 제재 강도 조정
투자손실 책임 확대 논란…금융사 부담 여전 지적
고위험 상품 판매 위축…은행권 보수화 불가피
투자손실 책임 확대 논란…금융사 부담 여전 지적
고위험 상품 판매 위축…은행권 보수화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임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홍콩 ELS 판매 은행 5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에 대해 총 60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위원회가 제재 수위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서 금감원은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권에 약 4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산정한 뒤 심의 과정에서 2조원 수준으로 낮췄으며 지난 2월에는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안을 의결해 금융위원회에 넘긴 바 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일부 사실관계와 법리 검토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안건 보완을 요청했고 금융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제재 수위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해 왔다.
금감원은 이번 재심 과정에서 은행권의 자율배상과 내부통제 개선 노력 등을 반영해 제재 수위를 조정했다. 실제 주요 판매 은행들은 홍콩 ELS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실시하며 피해 구제에 나섰다.
전문가는 이번 감경 결정이 지나치게 높았던 제재 수준을 현실화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손재성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홍콩 H지수 ELS는 오랜 기간 판매돼 온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 기초지수 하락에 따른 손실까지 모두 금융회사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투자자는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한 만큼 시장 변동에 따른 손실은 원칙적으로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DLF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판매 절차와 내부통제 기준을 대폭 강화했고 금융회사들도 이에 맞춰 판매해 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권의 자율배상과 내부통제 개선 노력이 반영돼 과징금이 1조40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조정된 것은 지나치게 높았던 제재 수위가 현실화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번 결정이 금융권에 남길 후폭풍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 교수는 "이번 사례는 금융회사가 금소법상 판매 절차와 설명의무를 이행했더라도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사후적으로 불완전판매 책임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 같은 제재가 반복될 경우 은행들은 ELS 등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에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손실 발생 시 금융회사 책임을 폭넓게 인정한 선례가 되면서 향후 은행권의 상품 선정과 내부 심사 기준이 한층 강화되고 고위험 투자상품 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