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애경산업 인수 협의 진행…거래규모 약 7천억 원 추정
AGE20’S·루나 등 북미·유럽 진출 확장
해외 매출 비중 66%, 비중국권 21%↑…글로벌 포트폴리오 강화
AGE20’S·루나 등 북미·유럽 진출 확장
해외 매출 비중 66%, 비중국권 21%↑…글로벌 포트폴리오 강화

업계 관계자는 14일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와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태광그룹이 이번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섬유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소비재 및 K-뷰티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인수 대상인 애경산업은 뷰티 부문의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며 AGE20’S, 시그닉, 루나 등 주력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대표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는 미국 아마존 공식 브랜드관을 통해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 주력 제품인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는 라이트·미디엄·탠·딥 등 네 가지 톤으로 구성된 20가지 셰이드(색상)로 출시돼, 다양한 인종과 피부 톤을 고려한 글로벌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코스모프로프 어워즈 라스베이거스 2025’ 메이크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시그닉(Signiq)’은 펩타이드와 장벽 케어 중심의 제품을 앞세워 미국 아마존과 틱톡샵(TikTok Shop)에 입점했다. 가성비 색조 브랜드 ‘투에딧(twoedit)’은 국내 다이소 완판 이후 7개월 만에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투에딧은 미니소·돈키호테·K-뷰티 편집숍 등 현지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Z세대를 겨냥한 SNS 마케팅과 합리적 가격 전략으로 시장 저변을 넓힌다는 평가다.
메이크업 브랜드 ‘루나(LUNA)’는 영국의 K-뷰티 셀렉트숍 ‘퓨어서울(Pureseoul)’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퓨어서울은 영국 주요 도시에 9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K-뷰티 전문 유통 채널로, 트렌디한 브랜드 중심의 큐레이션으로 알려져 있다. 루나는 ‘롱래스팅 팁 컨실러’를 주력으로 내세워 현지 소비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애경산업은 이번 유럽 진출을 위해 유럽연합 및 영국 내 화장품 유통 필수 등록 제도인 ‘CPNP(유럽 화장품 인증)’와 ‘SCPN(영국 화장품 인증)’을 모두 취득해 제품 안전성을 입증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컨실러 제품을 시작으로 색상과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럽 내 인지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경산업의 2024년 화장품 매출 중 약 66%는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비(非)중국권 매출은 전년 대비 21.1% 늘며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713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36.1% 감소했다. 국내 화장품 소비 둔화와 환율 영향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애경산업은 중국 외 미국·일본·유럽 등 비중국권 시장 비율을 높여, 2027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4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와 유럽을 양축으로 한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태광 인수를 계기로 애경산업의 브랜드 가치와 해외 사업이 동시에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