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액면가 200원으로 낮춰…자본금 219억원으로 감소
에스디생명공학, 영업손실 지속으로 상장폐지 의결돼
매각대신 무상감자, 오너3세 뜻으로 풀이돼
에스디생명공학, 영업손실 지속으로 상장폐지 의결돼
매각대신 무상감자, 오너3세 뜻으로 풀이돼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종속회사 에스디생명공학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60%무상감자를 진행했다. 1주당 액면가는 500원에서 200원으로 낮춰 자본금을 219억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발행주식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무상감자는 상법상 결손 보전을 위한 절차로 주주총회 보통결의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대원제약은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상정할 계획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화장품 제조 및 판매기업으로 대원제약이 지난 2023년 65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1분기 기준 대원제약이 보유한 에스디생명공학 지분율은 72.9%수준이다. 인수할 당시 대원제약이 미래먹거리로 화장품을 점지한 것이란 평이 나왔다.
하지만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4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이유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에스디생명공학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이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20일 이내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진행하는 무상감자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대원제약이 계획대로 무상감자가 시행될 경우 지난 1분기 말 기준 1063억원에 달하던 에스디생명공학 결손금은 733억원으로 줄고 자본잠식이 해소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화시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상감자는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 기업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회사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거나 영업이익을 늘려야 한다. 문제는 이같은 성과는 단기간에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이번조치는 재무구조를 안정화시켜 시간을 벌고 사업 매각이나 전환,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대원제약의 이번 무상감자가 에스디생명공학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상장폐지 위기가 찾아올만큼 부실한 기업인데 이를 매각하지 않고 무상감자까지 진행한다는 것은 재정비를 통해 에스디생명공학을 안정화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대원제약의 에스디생명공학 무상감자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며 "매각이라는 쉬운 길 대신 이를 택한 것은 오너가 인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디생명공학의 인수는 대원제약 오너 3세인 백인환 대표가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