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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DNA 검사 업체, 강아지 DNA를 ‘원주민’으로 오판 ‘곤욕’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기사입력 : 2018-06-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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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메트릭스의 DNA 검사 결과 캐나다 원주민을 조상으로 가진 것으로 판명된 애완견 '스누피'. 자료=루이스 코트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DNA를 검사하여 조상의 뿌리를 분석해주는 검사 업체에서 '애완견의 DNA'를 분석한 결과, "뿌리의 20%는 캐나다 원주민이다"라는 놀라운 검사 결과가 나왔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DNA 검사 업체 아큐-메트릭스(Accu-Metrics)는 사람들이 채취한 DNA를 분석하여 조상의 뿌리 등을 조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원주민연합(CAPC)은 "원주민의 이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직접 채취한 소속 회원들의 DNA를 아큐-메트릭스에 검사를 의뢰했다. CAPC는 "조상은 캐나다 원주민"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 'CAPC-ID'라는 원주민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문제는, CAPC가 발급한 원주민 인증서는 캐나다 원주민 의회와 캐나다 정부의 공인된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오직 아큐-메트릭스의 DNA 분석 결과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CAPC의 인증서 또한 정부 발행 인증서와 동등한 효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캐나다 정부는 원주민 인증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면세 특권과 함께 특별한 의료 및 교육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는 우대 정책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인증서를 마구 발급해 주는 CAPC와 DNA 검사를 책임지고 있는 아큐-메트릭스의 부정 혐의는 누구라도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

결국 평소 CAPC와 아큐-메트릭스의 관계에 의심을 가지고 있던 '루이스 코트(Louis Côté)' 씨는 아큐-메트릭스에서 3세트의 DNA 채취 키트를 구입한 다음, 하나는 코트 씨 자신의 구강에서 채취한 DNA를, 다른 하나는 코트 씨 부친으로부터 채취한 DNA를 넣어 라벨을 표시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여자 친구의 애완동물인 '스누피'로 명명된 치와와의 DNA를 채취하고, 그곳에 자신의 아들 이름을 붙여 아큐-메트릭스에 제출했다.

1개월 후 코트 씨에게 이메일로 "당신은 캐나다 원주민을 뿌리로 가지고 있으며, 아들(사실 스누피)도 마찬가지로 캐나다 원주민을 뿌리에 두고 있다"는 놀라운 검사 결과가 아큐-메트릭스에서 송부됐다. 특히 스누피의 뿌리에서는 원주민의 비율은 20%이며, 12%가 아베나키족, 8%가 모호크족이라는 상세한 설명도 붙어 있었다.

코트 씨는 이번 검사 결과를 캐나다 공영방송 CBC 뉴스에 제공했으며, 그 결과 아큐-메트릭스는 CAPC 함께 오랫동안 사기를 치고 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에서 오랫동안 원주민 DNA와 유산에 대한 연구를 해온 킴 톨베어(Kim TallBear) 교수는 "DNA 검사 업체들은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이용하여 비윤리적 장사를 하고 있다"며, DNA 검사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것 자체에 경종을 울렸다.

한편, 아큐-메트릭스는 이번 스캔들에 대해 "우리에게 보내온 DNA가 인간의 DNA인지, 아니면 개의 DNA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고 항변했다. 또한 외부 오염에 의해 DNA 채취 키트 면봉에 인간으로부터 유래된 DNA가 묻을 가능성도 크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김길수 기자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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