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올해 주택시장 '집값과 전쟁' 아닌 '규제와 전쟁'?

정부 각종 대책에도 약발 안먹히고 풍선효과 초래 주택매매·전세 가격 동반 상승
연초-연말 대비 집값 6.6%, 전세 6.4% 올라...작년 같은기간 -0.39%와 극명한 대조
투기수요·갭투자 차단 긍정적...내년 입주물량 부족에 정부 "46만 가구 공급 계획"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집값을 둘러싼 정부와 시장의 줄다리기가 올해도 ‘시장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 대책이 쏟아졌음에도 서울·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상승 꼬리’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난 11월 기준 3억 9118만 원으로 올해 연초인 1월 3억 6679만 원과 비교해 2439만원(6.64%) 올랐다.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가격이 -0.39%(3억 4942만 원→3억 4803만 원)를 기록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의 상승률은 11월 기준 4.42%로 2011년 6.14%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12월 들어 현재 첫째·둘째주 상승률이 각각 0.27%, 0.29%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상승률은 5%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반기까지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전세시장도 지난 8월을 기점으로 가격 상승폭이 가팔랐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1월 2억 3156만 원에서 11월 2억 4638만 원으로 6.4% 상승해 아파트 거래가격 폭과 비슷했다. 특히, 1월부터 6월까지 전달 대비 0.5% 내 상승률을 보이던 전셋값은 7월로 접어들어 0.63%로 오름폭을 키우더니 급기야 11월 들어 1.24%까지 치솟았다.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부동산원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부동산원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이 전세난 악화의 촉매제가 됐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정부가 애초에 임대차법을 도입한 취지는 부동산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임차인(세입자)을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새 임대차법은 되레 ‘전세수급 불균형’을 불러왔고, 결과적으로 임대인(집주인)의 우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수도권 공급대책 8·4대책과 전세대책 11·19대책을 수습방안으로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같은 근본적인 공급대책이 없는 한 엉클어진 시장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평가만 부메랑으로 되돌았다.

결국, 정부는 22일 내년에 주택 46만 가구를 늘리는 공급 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의 기본 전제는 충분한 공급”이라며 “내년에는 11·19 공급대책 물량을 포함한 주택 총 46만가구, 아파트 기준 총 31만 9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투기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라는 확고한 정책 기조 하에 수급대책과 거주안정대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고 언급하면서도 “새로운 제도들이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직 시장 안정세가 정착되지 못한 점에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부동산 시장 조기안정을 가져오지 못한 부분을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시장은 내년에도 매매와 전세 가격의 상승세를 전망하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 전셋값은 4%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권주안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향후 5년간 연평균 21만가구의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밝힌 것은 고무적이지만, 당장 내년과 내후년은 주택공급이 올해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이 여전히 부족해 전세난 해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매매가격은 0.5% 떨어질 것으로 봤지만, 전셋값은 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강한 매도 압박에 집값은 내려가는 대신 임차인 보호 조치가 강화되면서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는 극심한 전세난으로 임대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고, 비규제지역에 투자수요까지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했다“면서 ”내년 6월 세 부담이 늘어나기 전에 다주택자 매물이 얼마나 나오는 지가 내년 부동산시장 기상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올해 규제로 투기적 가수요와 갭투자, 다주택자의 추가 구매를 차단한 점은 시장 안정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세제와 대출제도, 청약제도 개편 등이 전셋값 상승 우려를 높이고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