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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은 닛산과 르노, 어떻게 구했나?

구조조정의 귀재이자 화합경영의 리더
[글로벌이코노믹=곽호성기자] 지난 2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방한했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하 곤)은 한국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버금가는 세계적 경영리더다. 그는 만성 부실기업인 르노와 닛산을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과 치열한 기술개발로 살려낸 인물이다. 곤 회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소속인 르노삼성자동차 2016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2016년 품질 1등, 내수시장 순위 3등 달성을 약속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그는 레바논계이고 출생지는 브라질이지만 국적은 프랑스다. 그의 첫 직장은 프랑스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이었는데 입사 2년 만에 공장장이 됐다. 35세에는 북미 미쉐린 CEO(최고경영자)가 되어 최연소 승진 기록을 남겼다.

곤은 199612월 프랑스 자동차회사 르노의 부회장으로 일하게 됐다. 르노를 살려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가 르노를 살려놓은 방법은 구조조정과 품질개선이었다. 그는 당시 24억 달러 절감계획을 수립했고, 그것을 실천했다. 수익성 없는 공장을 폐쇄하고 제품의 품질을 개선했다.

▲2016르노삼성자동차비전선포식에서설명하고있는카를로스곤르노-닛산얼라이언스회장.사진=김태훈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16르노삼성자동차비전선포식에서설명하고있는카를로스곤르노-닛산얼라이언스회장.사진=김태훈기자

그는 르노가 닛산을 인수한 이후인 19996월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되었다. 그는 20006월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과감한 비용절감 조치로 닛산을 흑자로 돌려놓는 등 2조엔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던 닛산을 회생시켰다. 직원의 15%21000명을 해고하고 공장 5개를 폐쇄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 '학살자'라는 별명을 받았다.

적자기업 닛산은 200129억달러 흑자로 돌아섰고 2004년 외국인 경영자로는 최초로 일본 정부에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성장이 없고 노령화되어 무기력하다는 느낌을 주는 일본 사회에서 곤은 상당히 인기 있는 인물이다.

과거의 닛산은 최고의 인력과 기술, 시설에서 최고의 차만 만들겠다는 궁리만 했다. 연구소에는 도쿄대(한국으로 생각하면 서울대) 출신이 우글거렸고 각 차종은 서로 다른 개성을 과시하느라 부품을 잘 공유하지 않았다. 차종의 성능과 개성을 과시하는데 좋을지 몰라도 수익성을 생각해 볼 때는 잘못된 문제였다.

더 이상 기술의 닛산이란 명성만 갖고는 버틸 수 없게 되자 닛산은 르노와 손잡았다. 르노는 곤을 닛산에 보냈고 곤은 학살자의 명성답게 닛산을 철저히 뒤흔들어 놓았다. 그렇지만 르노-닛산은 결국 결별한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다르게 잘 운영되고 있다.
그 비결은 배려와 화().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자가 바로 화(). 르노는 닛산의 기술을 존중했다. 닛산 역시 르노에게 배우며 화()를 이루고자 했다. 모난 마음을 둥글게 만들었다.

곤의 학살자식 정리해고는 일본인의 정서에 맞지 않았다. 연공서열과 평생고용을 중시하는 문화의 원천은 사실 일본이다. 그러나 곤은 과감히 그 고정관념을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깨부쉈다.

그렇지만 부실기업 닛산을 세계 최상위권 자동차 업체로 바꿔놓음으로서 곤은 일본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는 CEO가 될 수 있었다. 일본에는 곤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까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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