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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까지 미·중 기술전쟁…대만서 74대 중국으로 밀수

엔비디아·슈퍼마이크로 직원 기소…B300 서버 130대 중 74대 중국 유입
인도네시아·일본·홍콩 우회…AI 반도체 이어 서버 공급망까지 통제
K반도체 '최종 목적지' 관리 경고음
인공지능(AI)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로이터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반도체에서 AI 서버와 컴퓨팅 인프라 전체를 둘러싼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대만 검찰이 미국의 수출통제 대상인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이 탑재된 서버를 중국으로 불법 반출한 혐의로 엔비디아와 슈퍼마이크로 직원 포함 9명을 기소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대만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슈퍼마이크로가 주문받은 B300 서버 130대의 최종 사용처를 대만으로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74대가 중국에 실제 반입됐고, 나머지 56대는 일본으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대만 세관에 적발돼 차단됐다. 중국으로 넘어간 서버 중 일부는 인도네시아·일본·홍콩을 거치는 우회 경로도 이용했다.

GPU 한 장 넘어 ‘AI 컴퓨팅’ 설비까지


이번 사건의 의미는 단순한 불법 수출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에 대한 첨단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해 왔다.

AI 모델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반도체 자체만이 아니다. 수천 개의 GPU를 연결해 대규모 모델을 학습시키는 컴퓨팅 인프라 확보 능력이 AI 경쟁력을 좌우한다.

미국의 수출통제가 강화될수록 중국 기업이 제3국을 활용해 첨단 AI 장비를 확보하려는 유인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에서 실제로 인도네시아와 일본, 홍콩이 우회 경로로 등장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AP통신도 이번 사건을 미·중 AI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발생한 미국의 수출 통제 회피 사례로 평가했다.

대만 검찰은 고성능 AI 서버 판매 과정에서 엄격한 최종 사용자 확인 절차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 패러다임 전환


미·중 기술전쟁의 전선이 바뀌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기술통제가 첨단 반도체·장비 차단에서 최종 사용자와 컴퓨팅 능력 통제로 확대되고 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5월 31일 중국 본사의 제3국 자회사도 첨단 컴퓨팅 제품을 수입하려면 허가가 필요하다는 지침을 내놨다. 중국 기업의 해외 우회 확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미 의회도 클라우드를 통한 우회 접근까지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원을 통과한 ‘원격 접속 안보법(Remote Access Security Act)’은 중국 등 우려 국가가 해외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미국산 첨단 AI 칩의 컴퓨팅 능력을 이용하는 경우까지 수출통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사건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74대의 AI 서버는 이런 변화의 상징이다. 미국의 수출통제가 반도체 국경 통제에서 최종 사용자·우회 경로·컴퓨팅 능력 통제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도 ‘최종 목적지’ 관리 경고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AI용 메모리인 HBM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가 강화될수록 최종 사용자와 최종 용도 관리 또한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규제의 초점이 단순한 제품 수출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시스템에 사용되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면 국내 기업의 공급망 관리 부담도 커진다.

미국의 규제를 직접 적용받는 제품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제3국 우회수출 여부를 확인하는 내부통제 체계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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