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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장벽, 관세 넘어 커넥티드카 보안으로 확산

미국, 中 연계 차량·부품·SW 규제 강화 추진
현대차·기아도 공급망 투명성 입증 부담 커져
HMGMA에서는 2024년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HMGMA에서는 2024년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미국의 중국 자동차 봉쇄가 관세 장벽에서 데이터·소프트웨어 보안 장벽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가격 경쟁을 견제하는 단계를 넘어 차량 운영체제와 통신 모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공급망까지 국가안보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는 15일(현지시각)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 제한을 강화하는 초당적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중국 완성차 업체의 미국 승용차 시장 진입을 막는 기존 규제를 법제화하고, 중국과 연계된 차량 소프트웨어와 연결 기능에 대한 차단 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 초점은 완성차 수입 제한에서 커넥티드카 공급망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이동통신망과 인터넷을 통해 차량 위치와 운행 정보, 주변 영상, 운전자 이용 패턴 등을 주고받는다. 자율주행과 무선 업데이트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차량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이동형 단말기에 가까워진다.

미국 정부가 문제 삼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중국 등 우려 국가와 연계된 기업이 차량 운영체제나 통신 장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경우 민감한 위치 정보와 운행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원격 제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앞서 중국·러시아와 연계된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수입·판매를 제한하는 규제를 확정했다.

규제 대상은 중국산 완성차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에서 생산하지 않은 차량이라도 핵심 통신 모듈이나 소프트웨어 공급망에 중국 기업이 얽혀 있으면 미국 시장 접근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차량 연결 시스템과 자율주행 시스템에 들어가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설계·개발·제조·공급 경로가 모두 검증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현대차·기아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전기차의 미국 진입을 막는 방어막이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과 앨라배마·조지아 생산거점을 바탕으로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와 전장 부품 공급망이 복잡해지는 만큼 입증 부담은 피하기 어렵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이 빨라질수록 차량 기능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데이터 처리 능력에 더 크게 의존한다. 미국 규제가 강화되면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보안 인증과 공급망 추적 능력이 시장 접근의 조건으로 부상할 수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더 큰 장벽이다. BYD와 지리,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은 유럽과 멕시코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고율 관세에 더해 커넥티드카 보안 규제가 겹치며 시장 진입 문턱이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자동차 경쟁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 경쟁은 배터리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 속도에 집중됐다. 하지만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능이 확대되면서 차량 운영체제의 신뢰성, 데이터 통제력, 소프트웨어 공급망 투명성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가 '바퀴 달린 데이터센터'로 바뀌면서 차량 성능의 핵심도 엔진이나 변속기에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로 옮겨가고 있다"며 "커넥티드카 보안 규제가 강화될수록 완성차 업체의 소프트웨어 관리 능력과 데이터 통제력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사진=포티투닷이미지 확대보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사진=포티투닷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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