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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산유량 330만 배럴 급증…호르무즈 공급 정상화는 아직

6월 하루 1943만 배럴 생산
쿠웨이트·이란 회복 주도했지만 쿼터엔 못 미쳐
OPEC의 6월 산유량이 전월보다 하루 330만 배럴 늘어난 1943만 배럴로 반등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 정상화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OPEC의 6월 산유량이 전월보다 하루 330만 배럴 늘어난 1943만 배럴로 반등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 정상화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챗GPT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달 산유량이 급증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막혔던 걸프 지역 원유 흐름이 일부 회복되면서 쿠웨이트와 이란을 중심으로 생산이 되살아난 영향이다.

그러나 이번 반등은 정상 공급 회복이라기보다 전쟁과 봉쇄로 멈췄던 물량을 다시 켜는 과정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산유량은 여전히 OPEC 쿼터와 전쟁 전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로이터통신의 월간 조사 결과를 인용해 OPEC 11개 회원국의 6월 원유 생산량이 하루 1943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보다 하루 330만 배럴 늘어난 규모다. 5월 산유량은 로이터 조사 기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6월 들어 걸프 산유국들이 폐쇄했던 생산시설을 재가동하면서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났다.

◇쿠웨이트·이란이 회복 주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국가는 쿠웨이트와 이란이다.

쿠웨이트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은 산유국이다. 전쟁 기간 저장시설이 차고 유조선 운항이 막히면서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통항이 일부 재개되자 멈췄던 유전과 수출 물량을 다시 시장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란도 생산을 회복했다. 미국이 지난달 60일 합의에 따라 이란 항구로 드나드는 선박 봉쇄를 해제하면서 이란산 원유 수출과 생산 여력이 일부 되살아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도 산유량을 늘렸다. 나이지리아와 리비아 역시 걸프 지역 전쟁의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6월 생산을 소폭 늘렸다.

이번 생산 증가만 보면 OPEC 공급이 빠르게 회복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시장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증산이라기보다 ‘중단 물량 재가동’

6월 산유량 증가는 신규 공급 확대보다 중단 물량 복구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OPEC 생산량은 여전히 회원국들이 설정한 집단 쿼터를 밑돌고 있다. 걸프 산유국들은 전쟁 기간 생산 여력이 있어도 수출 통로가 막혀 물량을 시장에 내보내기 어려웠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병목으로 작용하면서 OPEC+의 증산 합의도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OPEC+는 이란전쟁 이후 여러 차례 생산 쿼터 확대를 발표했다. 하지만 수출 능력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쿼터 상향이 곧바로 원유 공급 증가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 6월 수치는 그런 병목이 일부 풀린 결과다. 산유국들이 새로 공격적으로 증산에 나섰다기보다, 막혀 있던 유전과 선적 물량을 다시 가동하면서 숫자가 크게 튄 것이다.

◇호르무즈 통항, 전쟁 전 수준과 거리

호르무즈 해협 상황도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유조선 통행량은 회복되고 있지만 전쟁 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 선주와 보험사들은 반복된 상선 공격 이후 여전히 해협 진입에 신중하다. 전쟁 중 형성된 위험 프리미엄은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걸프 지역 원유 수출은 6월 들어 크게 늘었다. 로이터 별도 집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의 원유와 콘덴세이트 수출은 5월보다 하루 350만 배럴 이상 늘어 하루 1007만 배럴에 달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전쟁 전 수준에는 부족하다. 로이터는 6월 걸프 원유 수출이 5월보다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전쟁 전보다 약 40% 낮다고 전했다.

즉 산유량과 수출 모두 회복세를 보이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완전한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다.

◇UAE·미국 증산이 유가 압박

OPEC 내부 회복과 별개로 원유시장에는 또 다른 공급 압력이 생기고 있다.

미국은 최근 하루 1400만 배럴에 가까운 사상 최대 수준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OPEC을 탈퇴한 UAE도 전쟁 기간 쌓아둔 재고를 비우며 기록적인 수출 물량을 내보내고 있다.

이 두 흐름은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걸프 지역의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는데도 시장에서는 과잉공급 우려가 다시 거론되는 이유다.

호르무즈 위기 때는 공급 차질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통항이 일부 회복되고 미국과 UAE 물량이 늘어나자 시장의 관심은 다시 공급 과잉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OPEC+ 증산 효과는 제한적

OPEC+의 증산 정책도 시험대에 올랐다.

OPEC+는 명목상 생산 쿼터를 늘릴 수 있지만, 실제 물량이 시장에 도달하려면 수출 항로와 보험, 선박 운항이 정상화돼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하면 쿼터 확대는 숫자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번 6월 산유량 급증은 OPEC+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기보다, 전쟁으로 묶였던 공급 일부가 풀렸다는 신호에 가깝다. 시장이 주목해야 할 것은 하루 330만 배럴 증가라는 헤드라인보다 그 증가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다.

쿠웨이트와 이란이 빠르게 생산을 회복하더라도 해협 통항과 보험 문제가 다시 악화되면 공급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통항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UAE와 미국 물량까지 계속 늘어나면 유가는 공급 과잉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유가 안정, 회복과 과잉 사이

현재 국제유가는 공급 회복 기대와 과잉공급 우려 사이에 놓여 있다.

오일프라이스 집계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8.78달러(약 10만5000원), 브렌트유는 72.12달러(약 11만원) 수준에서 움직였다. 호르무즈 위기 직후의 급등세는 진정됐지만 공급망 정상화가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은 남아 있다.

OPEC의 6월 산유량 급증은 원유시장이 전쟁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회복의 질은 아직 불안정하다. 산유국들은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쿼터에는 못 미치고, 수출은 늘었지만 전쟁 전 수준에는 부족하다.

결국 이번 수치는 정상화의 완료가 아니라 정상화로 가는 중간 단계로 해석된다. OPEC은 산유량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보험시장, 선박 운항이 완전히 안정되기 전까지 걸프 원유 공급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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