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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NG 폭발적 호황’의 덫… 中은 ‘그 너머 단계’를 설계 중이다

호르무즈 봉쇄로 전 세계 LNG 공급 20% 차단… 美, 1,000억 달러 투자해 단기 패권 장악
中, 20년간 발전·저장·배전 ‘자강론’ 올인… 공급 충격 면역 키우며 전략적 선견지명 입증
글로벌 에너지 다각화 가속화… 美, 9월 방콕 가스텍서 장기 파트너십 증명해야 생존
미국이 전시에 따른 단기 수요 폭발에 취해 있는 사이, 중국은 공급 충격의 영향권을 완전히 벗어난 독자적인 에너지 안보 방어선을 다지며 셰일 가스 패권 그 너머의 장기전을 설계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전시에 따른 단기 수요 폭발에 취해 있는 사이, 중국은 공급 충격의 영향권을 완전히 벗어난 독자적인 에너지 안보 방어선을 다지며 셰일 가스 패권 그 너머의 장기전을 설계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이스라엘 연합군의 공습과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가 전 세계 시장을 맹렬히 집어삼키고 있다. 미 서방의 지정학적 승부수가 워싱턴에 가혹할 정도로 압도적인 단기 에너지 패권을 쥐여준 형국이다.
그러나 글로벌 자산시장 전문가들은 외형적인 폭발적 호황 대차대조표 뒤에 숨겨진 단층선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이 눈앞의 전시에 따른 단기 수요 폭발에 취해 있는 사이, 경쟁자 중국은 공급 충격의 영향권을 완전히 벗어난 독자적인 에너지 안보 방어선을 다지며 셰일 가스 패권 그 너머의 장기전을 설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글로벌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발발한 호르무즈 해협 교란 사태로 전 세계 LNG 공급량의 무려 20%가 한순간에 증발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와 유럽의 가스 가격이 단숨에 폭등했으며, 이 거대한 공백을 미국의 셰일 가스가 광속으로 메우기 시작했다.

물 만난 미국 LNG… 1,000억 달러 민간 자본 폭격과 ‘에너지 지배’


실물 데이터 대차대조표가 미국의 단기 독점력을 증명한다. 지난 4월 미국의 아시아향 LNG 수출은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으며, 미국발 가스 화물의 거의 4분의 1이 대체 공급선을 찾지 못해 벼랑 끝에 몰린 아시아 지역으로 직행했다.

미국 본토의 액화 공장과 가스 터미널에는 현재 1,000억 달러(한화 약 150조 원)에 달하는 민간 자본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 가혹한 CAPEX(자본 지출)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미국은 5년 내에 연간 2,200만 톤의 수출 능력을 확보하는 궤도에 진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지배(Energy Dominance)’ 기조 하에 단행된 수출 허가 절차 간소화 약속은 시추업자들에게 강력한 정치적 돛을 달아주었으며, 공급망 불안에 떠는 글로벌 바이어들을 안심시키는 실리주의적 방패가 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전쟁과 위기 위에 세워진 지배력은 가혹한 부메랑을 품고 있다. 전 세계 정부들은 단 하나의 병목 지점(호르무즈)에 경제의 목줄이 잡혔던 가혹한 기억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임시변통식 가스를 사들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공급원 다각화, 전략적 비축량 확충, 신재생 및 원전을 포함한 국내 자체 발전 역량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탈(脫) 단일 연료 믹스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0년 자강론으로 무장한 중국… 공급 충격에 ‘면역’


미국이 단기 횡재성 현금 흐름에 환호하는 동안, 중국은 완벽히 구조적으로 격리된 장기적 안보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서방 진영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국내 발전, 에너지 저장 장치(ESS), 송배전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무차별적인 자본을 투자해 왔다. 그 결과 베이징 당국은 서양과 아시아 전역의 자산시장을 뒤흔든 중동발 에너지 충격파 속에서도 대차대조표 균열을 최소화하는 강력한 완충력을 입증했다.

폭등하는 에너지 고지서 인구를 달래기 위해 비명을 지르는 서방 국가들과 달리, 중국은 이번 위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전략적 선견지명을 가진 에너지 독립국’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
물론 아시아 경제권의 가혹한 가스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미국의 압도적인 가스 매장량과 지정학적 신뢰도는 당분간 필수적이다.

독립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는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싱턴이 지금의 긴급 수요 급증을 영구적인 구조적 우위로 착각해 가격 배짱을 부리거나 거래 위주의 접근만을 고집한다면, 글로벌 바이어들은 결국 미국을 ‘지속 가능한 파트너’가 아닌 ‘일시적인 비상 선택지’로 취급해 버릴 리스크가 크다.

9월 방콕 가스텍(Gastech) 최종 시험대… 기술·자본 믹스해야 승리


결국 미국의 에너지 패권이 영속하려면 단순 가스 판매상을 넘어, 구매국들이 원하는 ‘어떤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다각화된 에너지 안보 시스템’을 함께 짓는 핵심 동반자로 설계되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단가 조절은 물론, 인프라 합작 투자와 정부 간 장기 공급 확약 등 고도화된 외교적 쇠사슬 연대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포럼 ‘가스텍(Gastech) 2026’은 미·중 안보 전쟁의 가장 가혹한 가치사슬 법정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밀라노 가스텍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더그 버검 내무장관을 필두로 한 미국 대표단이 유럽 바이어들을 묶어두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 방콕 무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거대 에너지 수요처인 아시아 시장의 향후 10년 판세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테크 통상 전문가는 “알리바바 AI 음성 모델이 서방을 꺾고 탑5에 진입하고, 중국 정유사들이 10억 배럴 비축유 방패로 유가 폭탄을 방어하는 등 아시아 테크·인프라 헤게모니가 요동치는 격변기”라며 “미국이 이번 방콕 가스텍에서 자국산 LNG를 외교적 무기로 변환해 아시아 시장의 중심에 미국의 기술과 자본을 통째로 이식하는 장기 구조적 계약을 찍어내지 못한다면, 아시아 대기업들은 미국의 독점을 거부하고 중국 중심의 에너지 인프라 계층으로 다각화의 발길을 돌릴 것이며 미국의 LNG 붐은 단기 전시 특수라는 신기루로 끝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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