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LNG 수급 비상… 노후 석탄화력 100% 가동 허용
연간 LNG 53만 톤 대체 효과 기대… 한국·필리핀 등 아시아 전역 ‘석탄 회귀’ 확산
연간 LNG 53만 톤 대체 효과 기대… 한국·필리핀 등 아시아 전역 ‘석탄 회귀’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차단되자, 석유와 천연가스(LNG) 공급 부족 위험을 막기 위해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둔 고육책을 꺼내 든 것이다.
2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4월부터 1년간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의 가동률 제한을 풀고 풀가동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 “탈탄소보다 생존”… 노후 석탄발전소 ‘50% 가동률’ 빗장 풀린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금요일 자문위원회에서 효율성이 낮아 가동을 제한해온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의 운영 규제를 일시 해제하는 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해 발표한 에너지 전략을 통해 비효율적 석탄 발전소의 가동률을 50%로 제한하며 단계적 폐쇄를 유도해왔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국가 석유 비축분 방출에 이어 이번 석탄 가동 확대 결정으로 에너지 공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후 발전소들이 최대 출력으로 가동될 경우 연간 약 53만 톤의 LNG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되는 일본 LNG 물량(약 400만 톤)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본은 석탄의 74.8%를 호주에서, 나머지를 인도네시아(12.8%)와 캐나다(4.1%)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
◇ 화력발전 의존도 70%… 아시아 전역으로 번지는 ‘에너지 비상사태’
필리핀은 이미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탄 발전 확대를 추진 중이며, 태국과 방글라데시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국 역시 에너지 수급 불균형에 대응해 석탄 화력 가동률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주 뉴캐슬항 기준 고등급 석탄 현물 가격은 톤당 135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전쟁 전보다 16% 상승한 수치로 2024년 말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석탄 시장의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그레스웰 커모디티 인사이츠 이사는 "해상 석탄 공급이 이미 타이트한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연료 전환은 가격 지지로 직격될 것"이라며, 북반구의 냉각 시즌까지 LNG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석탄 가격의 강력한 하한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일본의 전격적인 석탄 가동 확대는 한국의 에너지 믹스 전략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후 위기 대응도 중요하지만, 전쟁 등 비상시에는 '에너지 안보'를 위한 유연한 정책 전환 시나리오가 상시 마련되어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일본과 호주산 석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에 대비해, 호주 및 인도네시아 광산과의 장기 계약 물량을 점검하고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화력 발전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의 이용률을 최대로 유지하고, 출력 조절이 가능한 재생 에너지 설비를 확충하여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