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공습은 불과 하루 만에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으로 이어졌고,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국면에 접어들었다.
2일 하나증권은 시황 보고서를 통해 이란발 중동 사태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코스피 하락, 외국인 순매도, 원화 약세라는 '리스크오프(Risk-Off)' 3중 악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 코스피 단기 10% 조정 가능...외국인 하루 5000억 순매도
강세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하면 S&P500은 평균 -9%, 코스피는 평균 -10%의 가격 조정을 겪어왔다. 이번 사태에서도 코스피는 추가 조정이 불가피한 국면이다.
외국인 수급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당시 외국인의 코스피 일평균 순매도 금액은 2200억 원이었다. 그런데 코스피 시가총액이 당시 보다 크게 불어난 현재(5144조 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5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을 지탱해 온 외국인 자금이 일시에 빠져 나가는 시나리오다.
■ 유가 3단계 시나리오...최악은 배럴당 120달러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좁은 해협 하나를 통해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 하루 평균 20백만 배럴 이상이 이동한다. 이란이 이 통로를 완전히 틀어막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하나증권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베스트(Best) 시나리오는 1~2주 내 충돌이 마무리되며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안정되는 경우다. 기본(Base) 시나리오는 미국-이란 군사 충돌이 1~2개월간 이어지며 공급 차질이 발생, 유가가 배럴당 90달러까지 치솟는 상황이다. 그리고 최악(Worst)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봉쇄와 전면적 군사 확전으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급등 하는 상황이다.
다만 하나증권은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에는 물리적 제약이 따른다고 봤다. 이해협이 막히면 이란 자신의 원유 수출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해에 가까운 전략인 만큼 장기 지속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 달러-원 1480원 뚫리나… 채권시장은 상대적 안도
외환시장에선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48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 달러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고유가로 인한 교역 조건 악화가 원화 가치를 갉아먹는 구조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과 원유의 목적지가 중국(38%), 인도(15%), 한국(12%), 일본(11%) 등 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아시아 통화 전반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비중이 12%에 달한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충격으로 직결된다.
채권시장은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2020년 1월,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솔레이마니를 사살했던 날, 브렌트 유가는 3% 넘게 뛰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오히려 5bp 하락했다. 유가 상승보다 안전자산 선호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역사적 교훈이다. 하나증권은 이번에도 미국 연준의 6월, 9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 '충격은 일시적'...반도체·상법 개정이 증시 저력 담보
그러나 이번 위기가 한국 증시의 장기 상승 흐름을 꺾진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주목된다.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수급의 주인공이 외국인이 아닌 개인과 ETF(금융투자)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외국인이 팔아도 개인이 받아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여기에 두 개의 강력한 구조적 호재가 뒷받침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이익의 실질적 성장이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지정학 리스크가 불거진 바로 그 시점, 국회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자사주 소각 중심)이다. 주주환원 확대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긍정적인 이정표가 세워진 셈이다.
하나증권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달러-원 환율이 2분기 중 1430원 내외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4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 이슈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원화의 중장기 하방 압력을 지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불꽃은 시장을 흔들지만, 역사는 언제나 위기 이후를 보여줬다. 2003년 이라크전, 2006년 레바논 전쟁, 2020년 솔레이마니 사태 때도 증시는 충격 직후 저점을 확인하고 빠르게 반등했다. 이번 위기도 예외가 아닐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