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브엘만데브 해협, 대함미사일·드론·기뢰 다층 위협…이지스·SM 요격도 소모전 부담
상선 보험료·항로 변경 확산…항행의 자유, ‘지속 주둔·명확 대응’에 달렸다
상선 보험료·항로 변경 확산…항행의 자유, ‘지속 주둔·명확 대응’에 달렸다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무역의 핵심 동맥인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단순한 분쟁 지역을 넘어 미국의 해상 억지력을 시험하는 거대한 실전 전시장으로 변모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들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의 연계 공격이 강화되면서, 미 해군의 항모전단은 전례 없는 다층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단순히 지역적 갈등을 넘어 전 세계 해상 안보 질서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국제 문제 전문 매체인 예루살렘전략트리뷴(JSTribune)이 지난 2월 12일 전한 바에 따르면 홍해상에서의 위협은 이제 일상적인 도발의 수준을 넘어섰다. 후티 반군은 이란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첨단 대함 미사일과 자폭 드론, 기뢰를 동원하여 상선과 군함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특히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지형적 특성상 항로가 좁아 공격에 취약하며, 이러한 비대칭 전력의 집요한 공세는 미 해군의 이지스 방어 체계에 상당한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다층적 위협과 이지스함 요격 체계의 경제적 소모전
미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과 SM-2, SM-6 등 고성능 요격 미사일을 동원하여 대응하고 있으나, 수천 달러에 불과한 저가 드론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소모해야 하는 경제적 불균형에 직면해 있다. 후티의 공격은 정교한 기술력보다는 물량 공세를 통한 소모전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탄약 재고와 국방 예산에 장기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 항모전단은 현재 이러한 비대칭적 소모전 속에서 효과적인 억제력을 유지해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수행 중이다.
상선 보험료 폭등과 글로벌 공급망의 연쇄 충격
해상 위협이 고조되면서 홍해를 통과하는 상선들의 보험료는 평시 대비 수배 이상 폭등했다. 많은 해운사가 위험을 피하기 위해 희망봉으로 기수를 돌리면서 운송 기간이 최대 2주가량 늘어났고, 이는 운송비 상승과 글로벌 물가 인상을 자극하고 있다. 운하 통과료 수입에 의존하는 주변국 경제는 물론, 적기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의 제조업계 전반에 걸쳐 공급망 병목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항행의 자유 수호를 위한 지속 주둔과 명확한 대응 전략
미국과 동맹국들은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다국적 함대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해상 초계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공격을 막아내는 수동적 방어를 넘어, 공격의 근원지를 무력화하는 명확하고 단호한 대응이 뒷받침되어야 진정한 억제력이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홍해에서의 실패는 남중국해나 대만 해협 등 다른 핵심 해역에서의 도발을 부추기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상 안보 질서의 재편과 미국의 리더십 시험대
홍해 사태는 미 해군이 지난 수십 년간 누려온 압도적 해상 지배권이 새로운 형태의 위협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이 보여주는 해상 거부 전략은 향후 강대국 간의 충돌에서도 핵심적인 전술로 차용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이번 위기를 통해 효과적인 대응 모델을 정립하느냐가 향후 전 세계 해상 통행로의 안전과 미국의 안보 리더십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