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시장 투자자들이 3일 연휴 종료 후인 7일 시장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 등으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각) 중국과 홍콩 주식 시장이 연휴로 인한 3일 간의 휴장 이후 7일 재개 시점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중국 주식 지표가 지난 4일 8.9% 하락해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주식이 비슷한 규모로 하락할 경우 올해 세계 주요 주가지수 1위인 항셍 중국 기업 주식(H주) 지수 등 여러 중국 주가지수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경우에 따라 약세장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대한 매도는 미·중 간의 추가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도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 본토 투자자와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기 세력들이 하락을 막지 않는 한 중국 자산 회복 국면이 멈추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 펀드 매니저 신야오 윈(Xinyao Wu)은 “7일은 불쾌한 출발이 될 것”이라며 “일부 예측에 따르면 관세 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정부는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미국 이외의 국가와의 무역협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주식 시장 안팎을 둘러싸고 이와 같은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올해 들어 회복세가 완연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인공지능(AI) 분야의 발전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와 외부 압력이 중국 정책 당국에 경기 지원 강화를 촉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농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S&P 500 지수는 연초 대비 14% 가까이 하락했지만 MSCI 중국 지수는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적인 그래프를 그렸다.
그러나 미·중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무역 분쟁 우려로 낙관적으로 흘러가던 중국 주식 시장은 비관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모양새다.
골드만삭스그룹은 6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중국 주가지수의 12개월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유경진 등 애널리스트들은 MSCI 중국지수의 목표를 85에서 81로, CSI300지수의 목표를 4700에서 4500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들 애널리스트들은 “이벤트 리스크와 이익 실현 압력으로 상승 기조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무역과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혹은 균형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관세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혹은 그 둘 다를 얻을 때까지 시장은 단기적으로 우리 회사의 리스크 시나리오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이전부터 지적해 온 것처럼,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을 완화하고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하락시킬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를 받은 위안화는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중국은 4일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희토류 수출 규제를 발표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중국은 망했다”며 독설을 올렸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는 자신들의 웨이보 계정에 “중국이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응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는 최근 며칠간 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싱가포르는 보복 조처를 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했다. 인도는 관세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양자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AMPL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는 중국의 보복 조치로 “리세션 우려가 높아져 이익에 큰 타격을 입혔다”라며 “이로써 무역전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