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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정책, 2025년 아시아 경제 최대 불확실성 요인

월가 전문가들 "중국 타격 불가피...동남아 국가들은 기회와 위기 공존"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2-11 13:19

태국 방콕의 황금 산 야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방콕의 황금 산 야경.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강력한 관세 정책이 2025년 아시아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 주요 금융기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특히 아시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1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관세 정책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2025년 아시아 경제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받게 될 타격이 주목된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2025년 중국의 GDP 성장률이 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UBS는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중국의 성장률이 2025년 4%, 2026년 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중국의 대응 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웰스파고는 중국이 수출 경로 변경과 위안화 평가절하 등 트럼프 1기 때 사용했던 대응책을 다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반면, UBS는 중국의 재정 부양책만으로는 관세와 구조적 문제의 영향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역시 무관하지 않다. 2022년 기준 미국의 4대 수입국인 일본은 특히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는 자동차에 대한 10% 관세 부과 시 일본의 GDP가 0.1~0.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대다수 금융기관은 임금 상승과 소비 증가에 힘입어 일본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무역 긴장이 아시아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도의 경우, 유리한 인구구조와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 위험으로 인해 고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으로 꼽았으며, JP모건과 바클레이스는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인도 주식시장이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더라도 그 영향은 2025년 하반기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세스 카펜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질적인 성장 저해 효과는 2026년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는 결국 소비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는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20%를 웃돌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의 중국 수요 감소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진다면 한국의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특히,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산업 구조상, 중국의 수출 감소는 곧바로 한국의 수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 갈등의 심화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생산 기지로서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으로의 진출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중국을 겨냥한 고율 관세는 일부 산업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철강 등 분야에서 중국 제품을 대체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선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수출 시장 다변화, 핵심 부품 공급망 안정화,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결국,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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