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각) 미국이 유럽연합(EU)과 무역전쟁을 시작할 경우 보복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린드너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논쟁에는 승자가 없고 패자만 있다“고 말했다.
린드너 장관의 발언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무역전쟁이 촉발될 가능성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미국의 무역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가 핵심 쟁점이라며 ”백악관에 누가 입성하든 EU와의 무역 분쟁을 겪는 것이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 아님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보복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드너 장관은 현재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 소속이다.
린드너는 미국의 무역 문제가 중국과 관련된 것이지 EU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며 EU가 미·중 갈등의 ‘부정적인 부작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원산지와 무관하게 거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의 일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일 로이터 통신은 독일 경제연구소 IW 자료를 인용해 미국이 20% 관세를 시행할 경우 향후 몇 년간 EU와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역은 독일 경제의 주요 근간이 되는 요소로 긴장 고조, 불확실성 및 관세는 다른 나라보다 독일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달 초 독일 통계청인 데스타티스(Destatis)는 독일의 무역 동반자로서 미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스타티스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미국은 중국에 이어 독일의 두 번째로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었고 2024년 상반기에는 미국과의 교역량이 중국보다 더 많았다. 2023년 독일의 대미 수출 비중은 약 9.9%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EU와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연중 내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EU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중국산 일부 수입 상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도 EU로부터의 일부 수입품에 대해 일시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상호 경쟁, 보조금 및 기타 관행에 대해 여러 조사도 진행 중이며 서로 맞대응하는 조치도 계속되고 있다.
린드너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부과를 결정한 이후 무역 전쟁을 시작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주 초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및 관세 긴장이 고조되면 ”모두에게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