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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물 분쟁' 충돌...64년 된 조약 개정 '힘겨루기'

인도, 기후 변화 등 이유로 조약 개정 요구...파키스탄 "주권 침해" 반발
인도, "조약 개정 불가피"...파키스탄, "기존 협정 위반“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0-11 07:44

인도와 파키스탄, 물 전쟁 쟁점 계속.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와 파키스탄, 물 전쟁 쟁점 계속. 사진=로이터

인도와 파키스탄이 64년 된 인더스강 물 분배 조약 개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도는 기후 변화와 인구증가 등을 이유로 조약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파키스탄은 인도의 일방적인 조약 개정 시도가 자국의 물 안보를 위협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닛케이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8월 파키스탄에 1960년 체결된 '인더스 워터스 조약(IWT)' 개정을 요구하는 공식 통보를 보냈다.

IWT는 인더스강과 그 지류의 물 사용 권리를 인도와 파키스탄에 각각 분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약에 따르면, 인더스강 동쪽 지류 3곳은 인도가, 서쪽 지류 3곳은 파키스탄이 사용 권리를 갖는다.

인도는 기후변화, 인구증가, 깨끗한 에너지 생산 필요성 등을 이유로 IWT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파키스탄이 통제하는 서쪽 지류에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건설하려는 인도의 계획이 갈등의 핵심이다.

파키스탄은 이 프로젝트가 자국의 물 공급량을 감소시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조약 개정 요구가 기존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세계은행의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인도는 세계은행의 중재 절차와 별도로 양자 협상을 통해 조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파키스탄에 조약 개정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익명을 요구한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인도는 국제 사회에서 더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국제기구를 통해 파키스탄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이번 물 분쟁을 카슈미르 분쟁과 연계시켜 파키스탄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지역에서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를 빌미로 파키스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가 조약 개정 문제를 논의할 때 국경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제드 아크타르 킹스 칼리지 런던 선임 강사는 "IWT의 의미 있는 재협상을 위해서는 국경 양쪽의 카슈미르인에게 더 큰 발언권을 줘야 한다"며 "환경 흐름, 지하수, 오염, 국경 간 의사소통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물 분쟁은 양국 관계 악화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양측 모두 양보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의 타협과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필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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