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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KT&G 주총에 쏠리는 눈

주총 관전 포인트 '소액주주'와 양측의 '설득전'…양측 '적극 지지 요청'
양대 글로벌 의결 자문기관도 가세…표심 향방 불분명

송수연 기자

기사입력 : 2023-03-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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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행동주의 펀드의 거센 공세를 받는 KT&G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은 어느 때보다 업계 안팎의 주목도가 높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와 KT&G가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양측이 표대결을 앞두고 소액주주 설득에 본격 활동을 개시하면서다.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캐스팅 보트를 쥔 ‘소액주주’ 또 하나는 양측의 ‘주주 설득전’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G 주총은 오는 28일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KT&G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다. 이날 다루는 안건의 핵심은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배당금’과 ‘사외이사 선임’으로 요약된다. 지난해부터 복수의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KT&G가 공통적으로 받은 제안이다.

먼저, 배당과 관련해선 3가지를 표결에 붙인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측이 제안한 ‘현금배당 주당 1만원’과 안다자산운영 측의 주당 7867원, 그리고 KT&G 이사회 안인 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이다. 행동주의 펀드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목으로 배당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G 이사회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중장기 성장 투자 계획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KT&G 이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해마다 약 1조원의 환원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 환원 규모의 2배가 넘는 주주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자사 추천 사외이사 선임도 요구 중이다. 총 8명의 후보가 올라왔고 FCP와 안다자산운영은 총 5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를, 안다자산운영은 이수형 지배구조·노동 전문 변호사와 김도린 전 루이비통코리아 전무, 박재환 중앙대 교수를 각각 후보자로 세웠다. 더불어 사외이사 정원도 6명에서 8명으로 증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KT&G 이사회 추천은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CFO, 고윤성 현 한국외대 경영대 교수, 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다.

업계에선 주주 행동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기업의 장기적 계획이 무너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주주가치가 제고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그동안의 주주제안은 기업가치에 과연 실익을 가져다 줄 만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다“고 귀띔했다.

‘칼 아이칸’의 재현 가능성도 흘러 나온다. 지난 2006년 KT&G 지분 인수로 경영권을 위협한 지 1년 만에 1500억원의 시세차익만 챙기고 떠난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얘기다. 극단적 예지만, 당시 경영권 방어 등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치뤘던 KT&G의 경우 주주제안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핵심 키 쥔 소액주주…설득 나선 KT&G와 행동주의 펀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KT&G와 행동주이 펀드는 ‘표대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KT&G 최대주주는 7.44%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외국인 비중은 43.8%, 소액주주 비중은 65% 수준에 달한다. 반면, 최대주주 영향력을 행사하는 FCP와 안다자산운용이 보유한 KT&G 지분은 1% 안팎에 불과하다. 이번 주총은 승패는 표심에 달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과 소액투자자들이 어느 쪽 편을 들어 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FCP는 주총 관련 의결권 위임 활동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오는 21일 오후 4시에는 온라인 주주설명회까지 개최한다.

KT&G도 주주 마음 사기에 나섰다. 이사회 입장문을 통해 올 하반기 강화된 신(新)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하며 주주들의 적극 지지를 요청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내용의 주총을 앞두고 주주 설득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는 미지수다.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 ISS는 행동주의 펀드 곁에 서며 사외이사 증원 요구에 힘을 실어주 고있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행동주의 펀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며 KT&G에 손을 잡았다.

ISS와 글래스루이스의 의견도 엇갈리면서 업계도 덩달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은 주주환원은 물론 기업 가치를 올리는 순기능도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투자자들 입김에 따라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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