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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하는 일본 경차와 대중화하는 외제차의 격돌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 일본 자동차시장은 ‘서민의 차’로 친숙해져 온 일본 경자동차와, 고급품의 대명사인 수입 외제차가 격돌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승차감 및 주행 성능이 월등히 좋아진 경차는 스포츠카 타입이 인기가 있는 등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른 한편, 수입 외제차는 일본 국내에서 고객의 저변을 넓히려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소형차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가격대가 일부 겹친다는 점에서 비교․검토하는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서로 라이벌 의식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 경차 고객 쟁탈전 불가피


최근에는 경자동차도 비싼 모델이 늘어나 그 중의 차량과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경차의 시장 점유율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가, 앞으로도 수입차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인지의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2014년의 수입차 판매에서 15년 연속 수위를 차지한 폴크스바겐(VW)그룹 재팬의 쇼지(庄司茂) 사장은 1월의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일본 국내에서 수입차가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데에는 경차와의 고객 쟁탈전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시사했다.

소비세율 인상 후에 신차 수요가 줄어든 2014년 수입차의 판매대수(일본계 메이커의 역수입차 제외)는 전년대비 3.4% 증가한 29만196대로, 1997년 이후 17년 만의 고수준에 도달했다. 경차를 제외한 등록차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사상 최고인 8.8%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차를 포함한 신차 판매 전체의 점유율에서는 5.2%에 머물고, 최근 수년 동안 거의 답보 상태다. 경차가 존재감을 높여 소형차를 비롯한 등록 차 시장을 잠식한 결과 등록 차량 중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전체의 점유율은 늘어나지 않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국산 브랜드가 강한 일본에서 과거 수입차 메이커는 고급차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이러한 시장 동향의 변화를 감안, 최근 수년 동안 보급 가격대의 소형차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경차 업체의 보급 모델과 거의 가격 차이가 없는 폴크스바겐의 소형차 'up!'(154만 8000엔~)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의 'A 클래스'(292만 엔~) 등 400만 엔 미만의 모델은 지금 수입차 판매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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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폴크스바겐은 2015년 지방의 현․청 소재지가 아닌 중소도시에서도 딜러의 수를 늘려서 지난해 말보다 약 10% 많은 270개 매장체제로 확대하여 과거에는 수입차와 접해보지 못했던 이용자에게까지 고객층을 확장할 태세다.

쇼지 사장은 "경차 타는 사람은 이른바 '부동표'로, 우연히 같은 가격대의 좋은 차가 있었기 때문에 경차를 탈 뿐이다"라고 지적한다. 출점 공세로 지방의 경차 이용자를 끌어들이려고 의욕을 불태운다.

◇ 수입차에 추월당하다


수입차 이용자가 경차로 갈아타는 움직임은 아직 그다지 없는 것 같은데, 다이하츠공업 관계자는 작년 12월에 전면 개량한 주력 모델 '무브'에 대해서, "폴크스바겐의 모 소형차를 표적으로 해서 개발했다"고 한다.

경차는 등록 자동차 가운데 점유율을 높이면서 판매량을 늘려 왔지만, 2014 년에는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처음으로 40%를 능가했다. "저연비·저가격이라고 하는 종래의 강점뿐만 아니라 좋은 승차감을 추가하지 않으면, 과열되는 경차 경쟁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자동차업체 간부)고 한다.
이 때문에 다이하츠는 신형 무브의 개발에 있어서 계단 높이의 차이가 있는 커브를 저속으로 운전해도 승차감이 떨어지지 않는 등 수입차가 자랑으로 하는 '승차감이 좋은 차'를 만들려고 주행 성능의 개선에 주력했다. 또한, 내외장에 고급감을 연출한 최상급 그레이드 '하이퍼'(147만9600엔~)를 새로 설정하는 등 질감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

경차 메이커는 배기량과 차체 크기에 엄격한 제약이 있는 가운데, 1엔 단위로 비용을 깎아서 서민의 차를 만들려고 경쟁을 해 왔다. 다만, 부가가치가 높은 모델이 팔리면, 그 만큼 수익률이 상승한다. 경차가 인기를 타고 고급 그레이드의 개발이 활발해지는 것은 자연적인 흐름이다.

◇ 경차의 고급화 추세


다이하츠공업이 지난해 6월 발매한 오픈 스포츠형 경차 'COPEN(코펜)'은 가격이 179만8200~201만9600엔으로 경차로서는 고액이지만, 외판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어, 발매 후 1개월 만에 월 판매 목표의 5.7배인 4000대를 주문받았다.

혼다도 연내에 경스포츠카 'S660'을 출시할 예정이다. 경차의 고급화는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다만, 경차와 등록차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수록, "더 이상 서민의 차는 아니다"(수입차 딜러)라고 경차의 세제 우대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에서 4월에는 경자동차세가 1.5배 인상되는데, 앞으로 더욱 증세가 되면 경차의 최대 매력인 저렴한 유지비에 대한 인식이 동요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난적을 앞에 두고, 경차는 지금까지의 위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일본의 경차 메이커는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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