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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피보다 자본력"…증권사 10조 자기자본 경쟁 본격화

발행어음·IMA 잔액 57조원 돌파…초대형IB 실탄 확보전
브로커리지 넘어 기업금융 승부수…자본력이 곧 경쟁력
사진=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AI 생성 이미지
국내 증권업계가 '코스피 9000 시대' 역대급 실적 잔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시선은 거래대금보다 '자본력'에 쏠리고 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경쟁을 넘어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운용할 수 있느냐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 잔액은 54조4000억원, 종합투자계좌(IMA) 잔액은 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사업을 통한 조달 규모는 총 5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발행어음 시장은 최근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0년 말 15조6000억원이던 잔액은 지난해 말 51조3000억원으로 늘어 5년 만에 3배 이상 커졌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 예금에 버금가는 안정적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가 더욱 주목하는 분야는 IMA다. 지난해 말 1조2000억원 수준이던 IMA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2조8000억원으로 127% 급증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사업을 운영 중이며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큰 규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역시 잇따른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과 IMA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조달한 자금을 인수금융, 기업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벤처투자 등 수익성이 높은 기업금융(IB) 사업에 투입할 수 있어서다. 이는 리테일 중심 수익구조에서 기업금융 중심 투자은행으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증권사 경쟁력이 고객 규모보다 자기자본 규모와 자금 조달 능력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자기자본 10조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초대형IB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고,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역시 각각 내부통제 이슈와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증권업계의 발행어음·IMA 통합 조달 한도를 약 139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현재 잔액을 감안하면 86조원 이상 추가 확대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몸집 불리기 경쟁이 과열될 경우 건전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경영진을 소집해 발행어음과 IMA 운용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 자금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간 균형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랠리와 증시 활황 덕분에 증권사 실적은 좋아지고 있지만 시장이 꺾인 이후에도 남는 것은 자본력"이라며 "초대형IB 경쟁의 본질은 결국 누가 더 많은 실탄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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