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현지 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권도형의 신병 인도를 요청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 당국도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코바치 장관은 지난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권씨가 체포된 후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으며, 테라 공동 창업자의 구금 기간이 30일로 연장되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국적의 권도형은 암호화폐 기업가이자 2022년 5월에 붕괴돼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의 배후에 있는 한국 기반 테라폼랩스의 전 CEO다.
지난주 권도형 체포 소식 직후 미국은 테라폼랩스를 공동 설립하고 테라USD 및 루나(Luna)코인을 개발한 권도형을 증권 사기, 전신 사기, 상품 사기 및 공모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권씨는 지난해 약 4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두 개의 디지털 통화를 관장했다. 한국 당국은 지난해 9월 그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코바치에 따르면 권도형과 두 번째 용의자(몬테네그로 경찰 성명서에서 한창준으로 확인됨)는 지난 23일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구금됐다.
코바치 장관은 통역을 통해 "범죄인 인도 요청이 여러 건 접수될 경우 범죄의 심각성, 범죄가 발생한 장소와 시간,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순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어느 국가로 인도할지 결정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코바치 장관은 권씨의 신병에 관한 결정은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형, 몬테네그로에서 복역 가능
법무부 장관에 따르면 테라 공동 창업자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된 여권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범죄인 인도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해당 혐의와 관련해 몬테네그로에서 복역할 수 있다.
권씨는 2022년 5월 테라가 붕괴된 이후 행방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9월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숨기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2월 인터폴이 권씨에게 적색 수배를 발령한 이후 권씨는 북쪽 몬테네그로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세르비아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 시민권자인 권도형은 테라폼랩스의 본사가 있는 세르비아에서 기소될 가능성이 높으며, 세르비아 당국은 플랫폼 붕괴에 연루된 개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현재 테라 공동 창업자 다니엘 신(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은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권씨의 동료 한창준도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상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권씨의 범죄인 인도를 승인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가 어디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이 상황은 거래소 붕괴 당시 바하마에 있던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CEO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시도를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