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모 전원 부적격 후 재공모, 14조 미수금·LNG 수급 불안 속 정치권 인사 낙점
이미지 확대보기재공모 끝에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에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최연혜 사장 임기 만료 이후 7개월째 이어진 수장 공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지만, 에너지 전문성이 없는 정치권 인사의 연이은 에너지 공기업 수장 임명이라는 점에서 업계 우려가 적지 않다.
12일 가스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공사는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홍 전 의원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공식 취임하며, 임기는 3년이다.
1차 공모 전원 부적격 후 재공모… '단독 후보' 확정까지 7개월
이번 인선은 이례적인 우여곡절을 거쳤다. 가스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최 사장 임기 만료에 맞춰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나섰으나, 올해 1월 정부가 가스공사에 사장 후보자를 재추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시 1차 공모에서 최종 후보 5명 전원에 대해 산업부가 부적격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 3개월 만인 지난 4월 재공모가 이뤄졌고, 홍 전 의원을 단독 후보로 확정하는 과정까지 추가로 3개월이 소요됐다. 한편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6·3 지방선거 전인 지난 5월 중순 홍 전 의원 내정설이 돌자 관련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홍 전 의원은 1955년 경북 봉화 출생으로 제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과 크로네스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제20대 국회 후반기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2021년 이재명 민주당 후보 대선 캠프에서 남부권 경제대책위원장을 역임했고, 6·3 지방선거 때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전문성 논란… "정무적 돌파력" vs "전문성 결여"
업계에서는 에너지 분야 실무 경력이 없는 정치권 인사가 가스공사 수장으로 낙점된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번 인선이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에너지 공기업 수장 임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시각이 있다.
최연혜 전 사장도 20대 국회의원 출신이었고, 현 김동철 한전 사장은 4선 의원 출신이다. 지난달에는 LNG 열병합 발전을 담당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수장에 에너지 산업 경험이 전무한 하동근 전 판교생태학습원장이 임명됐으며, 한국석유공사 역시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손주석 사장이 이끌고 있다. 석유공사는 약 2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연간 이자 비용만 6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론도 없지 않다. 홍 전 의원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역임해 에너지 정책 현안에 밝다는 평가가 있으며, 과거 조직 이해도 부족으로 노사 갈등을 키웠던 민간기업 출신 수장들의 전례를 고려하면 정무적 돌파력을 지닌 정치인 출신이 복잡한 현안 조율에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미지 확대보기14조 미수금·LNG 수급 불안… 신임 수장 앞에 산적한 과제
홍 전 의원이 주총을 거쳐 취임하면 첫날부터 마주할 현안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가스공사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시기에 소매요금 인상을 미루면서 쌓인 민수용 미수금이 14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금은 사실상 이연된 손실로, 요금 정상화 없이는 재무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고조로 인한 LNG 수급 불안도 신임 수장이 대응해야 할 과제다. 여기에 발전 공기업 5사 통폐합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가스 수요 구조 변화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성 논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임 사장이 취임 초기에 얼마나 빠르게 조직을 파악하고 현안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느냐"라며 "가스공사가 안고 있는 재무·수급 과제는 정치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23일 임시주총에서 선임안이 의결되면 정상적인 임명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