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공기업 부문에서 문 정부가 과연 이전 정부와 어떤 차별화와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많은 분위기이다.
먼저 공기업 수장 인선을 보면, 문 정부는 이전 보수 정부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수정부나 진보정부나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여전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1월 취임한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열린우리당 등 3선 의원 출신이고, 2018년 1월 취임한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도 열린우리당 소속 17대 국회의원 출신이다.
한국공항공사 손창완 사장은 경찰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이다. 모두 각 공기업의 업무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8년 2월 취임한 한국철도(코레일) 오영식 사장은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출신으로, 강릉 KTX 탈선사고로 중도하차 하며 전문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KTX 탈선사고 이후 정부는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정통관료 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국토정보공사(LX) 최창학 사장과 최근 인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의 해임과 복직 과정에서 보듯이, 정부의 무리한 공공기관장 임면권 행사가 드러나기도 했다.
문 정부의 공기업 관련 정책기조가 이전 정부와 차별화된 대표적인 분야는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특히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개편해 모든 공기업에 대해 청년과 지역인재 채용확대 등 일자리 창출에 높은 가점을 부여하며 일자리 확대를 독려했다.
또한 출범 초기부터 인천공항공사를 필두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이 역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수년간 참여했던 한 대학 교수는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효율성을 높여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자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이러한 공기업별 특성을 간과한 채 일률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도록 독려하는 것은 비효율을 초래하고 방만경영을 부추기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현재 90% 이상 완료된 상태이지만, '인국공 사태' 등 혼선도 많았을 뿐 아니라,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이 민간부문의 정규직 전환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대학 교수는 "공기업은 '오너가 없는 기업'인 만큼 방만경영과 기강해이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이를 간과한 채 일자리 창출, 정규직 전환, 한국판 뉴딜 등 정부 정책 이행에 매몰되다 보니 'LH 사태'와 같은 조직기강 해이 사태가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