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전쟁은 식품산업 분야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기존의 제조 산업보다 IT를 기반으로 한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이제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이라기보다는 올바른 경쟁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새로운 분야로 떠오른 푸드테크에서 중요시되는 기술 중 하나가 인공지능이며 이를 이용한 기술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 내고 있다.
대기업인 모 회사가 밀가루를 이용한 제품을 많이 만들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밀가루를 공급해줄 수 있는 곳으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외에 여러 국가로부터 공급 가격을 받고 필요한 국가의 제조공장까지 운송하는 데 따른 비용까지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파악하도록 하였다. 이런 시도를 한 이유는 지난해 겪었던 것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물량이 부족하고 팬데믹으로 물류 시장에 차질이 빚어지다 보니 가격이 30% 이상 오를 정도였기 때문이다.
최근 불규칙한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에 따른 수확량 변화와 정치적인 문제, 예기치 못한 사건 등을 고려해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필요한 시기에 가장 싸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면서 분석 정보를 제공했더니 수천억 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한 예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은 푸드테크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농장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에도 인공지능을 도입했더니 30여 년의 농사 경험을 지닌 전문가의 농작물 생산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나고 있었다. 30년 동안 일 년에 두 번 농사를 지었다면 60번 정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을 텐데 이를 모두 다 완전히 기억하고 있지도 못한데, 인공지능은 수십만 배의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농사를 지으니 생산성에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식자재의 구매나 외식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지원은 고객의 선호도 및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음식을 추천하고,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수많은 고객들의 취향을 바탕으로 분석해 나가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제품 개발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과 취향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밀키트와 건강기능식품 등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데, 아무쪼록 새로운 영역의 창출을 향해 많은 스타트업의 창업을 기대하며 인공지능이 그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되어 푸드테크 분야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