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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품에서 10년…하만, '오디오 명가'에서 전장까지

인수 첫해 매출 7조1000억→지난해 15조8000억…영업익 1조5000억 역대 '최대'
디지털 콕핏·카오디오 세계 1위…독일 ZF ADAS 사업 인수 추진도
하만이 올해 초 미국 CES 2026에서 공개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 설루션. 사진=하만이미지 확대보기
하만이 올해 초 미국 CES 2026에서 공개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 설루션. 사진=하만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하만은 삼성 품에서 매출이 2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5000억 원으로 인수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하만은 21일 서울 강남구에서 JBL 80주년·B&W 60주년 기념 미디어데이를 열고 '삼성과의 10년'을 함께 기념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약 80억 달러(당시 약 9조4000억 원)에 하만 인수를 발표했고, 2017년 3월 인수를 마쳤다. 당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인수 당시에는 JBL·하만카돈 같은 오디오 브랜드에 관심이 쏠렸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하만의 무게 중심은 자동차 전자장비(전장)로 옮겨갔다.

인수 첫해 성적표는 초라했다. 2017년 하만은 매출 7조1000억 원에 영업이익 574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1%에도 못 미쳤다. 인수 관련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이후 하만은 꾸준히 몸집을 키웠다. 2019년 처음으로 연매출 10조 원을 넘어섰고,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2020년을 지나 2021년부터 매출과 이익이 함께 늘었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처음 1조 원을 넘었다. 지난해 매출은 15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7% 늘었고, 영업이익은 17.7% 늘어난 1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 가까이 올라섰다.
성장을 이끈 건 전장 사업이다. 하만은 차량용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에서 지난해 기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콕핏은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하나로 묶은 운전석 시스템이다. 하만은 인수 이듬해인 2018년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삼성의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콕핏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삼성전자의 통신·반도체 기술과 하만의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제품을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며 수주를 늘려왔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삼성전자로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사업을 하나 더 확보한 셈이다.

오디오 사업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하만은 JBL을 앞세워 글로벌 포터블 오디오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3억5000만 달러를 들여 B&W·데논·마란츠 등을 보유한 사운드유나이티드를 인수해 하이엔드 오디오까지 라인업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B&W의 오디오 기술을 스마트폰·TV·사운드바 등 자사 제품에 접목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하만은 다음 10년을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자동차 부품사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15억 유로(당시 약 2조6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현재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ADAS는 차로 유지나 자동 긴급제동처럼 운전자를 돕는 기술로, ZF는 이 분야의 핵심 부품인 스마트 카메라에서 세계 1위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2030년 매출 200억 달러(약 29조 원) 이상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위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완성차업체들이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중국 전장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추격하는 점을 과제로 꼽는다.
하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함께 묶어 공급하는 통합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은 올해 초 "하만의 차별점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공지능(AI), 오디오, 시각 기술을 하나로 묶어 실제 차량에서 쓸 수 있는 경험으로 만들어 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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