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5만원·3열 공간 앞세워 대형 SUV 대중화
품질·성능·효율 높인 2세대…지난해 글로벌 21만대
품질·성능·효율 높인 2세대…지난해 글로벌 21만대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3000만원대 '가성비 대형 SUV'로 시장의 문턱을 낮춘 지 8년 만에 공간과 품질,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리며 현대차 SUV 라인업을 대표하는 플래그십으로 자리 잡았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2018년 첫 등장 당시 국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의 판도를 바꾼 모델로 평가받는다. 당시 대형 SUV는 높은 가격과 유지비 부담 탓에 중형 SUV보다 소비층이 제한적이었지만 팰리세이드는 5000밀리미터(mm)에 육박하는 차체와 최대 8명이 탈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도 3000만원대 중반에서 가격을 시작했다. 중형 SUV 상위 트림을 고민하던 소비자까지 대형 SUV로 끌어올 수 있는 가격대였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낮춘 대형 SUV 문턱
초대 팰리세이드 가솔린 3.8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기준 3475만원에서 출발했다. 전장 4980mm, 휠베이스 2900mm의 차체와 3열 공간을 갖추면서도 당시 중형 SUV 상위 트림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큰 차는 비싸다'는 인식을 흔든 가격 구성이 팰리세이드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배경이 됐다.
반응은 사전계약부터 나타났다. 팰리세이드는 계약을 시작한 뒤 8영업일 만에 2만506대를 기록했다. 예상을 넘어선 주문이 이어지면서 출고 대기가 길어졌고 생산 확대까지 뒤따랐다. 합리적인 가격과 넓은 공간을 갖춘 대형 SUV에 대한 잠재 수요가 실제 계약으로 확인된 셈이다.
팰리세이드는 가격만 낮춘 모델에 머물지 않았다. 3열을 실제 탑승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가족 단위 이용자를 겨냥한 수납공간과 후석 편의기능을 갖췄다. 장거리 이동과 레저 수요까지 대응할 수 있는 공간 활용성이 더해지면서 대형 SUV는 부담스러운 선택이라는 인식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후 부분변경과 상품성 개선을 거치며 고급 소재와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캘리그래피 등 상위 트림이 강화되면서 역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미지 확대보기2025년 등장한 2세대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이런 변화를 한층 분명하게 보여준다. 전장은 5060mm, 휠베이스는 2970mm로 늘었고 7인승과 9인승으로 선택 폭을 넓혔다. 2열과 3열의 공간 활용성을 개선하고 현대차 SUV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등 승차감과 정숙성까지 끌어올렸다. 초대 모델이 넓은 공간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세대는 플래그십에 요구되는 이동 품질까지 상품성의 범위로 넓혔다.
몸집·성능 키운 2세대…현대차 SUV 최상단으로
파워트레인 변화도 팰리세이드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기존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 대신 2.5 터보 가솔린을 적용하고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를 추가했다.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최고출력 334마력을 발휘하면서 최대 복합연비는 리터(ℓ)당 14.1킬로미터(km)를 확보했다. 5000mm를 넘는 차체와 3열 공간을 유지하면서도 출력과 효율을 함께 높였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비 개선에만 쓰이지 않는다. 구동모터를 활용한 E-라이드와 E-핸들링을 적용해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높였고 실내 V2L과 스테이 모드 등 전동화 기반 편의기능도 더했다. 정차 중에도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활용해 공조와 인포테인먼트를 사용할 수 있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가족용 대형 SUV의 활용성도 넓어졌다.
고급화 역시 단순히 장식 사양을 늘리는 방식에 그치지 않았다. 전·후방 도어 글라스 두께를 키우고 차체를 감싸는 유리의 차음 성능을 강화했으며 7인승에는 2열 전동 독립시트와 릴렉션 컴포트 기능을 적용했다. 최상위 캘리그래피에는 나파가죽 시트와 디지털 센터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상위급 차량에서 익숙한 편의사양을 담았다. 현대차가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팰리세이드가 현대차 브랜드 안에서는 SUV 상품성의 최상단을 맡는 이유다.
상품성이 높아지면서 가격대도 함께 올라갔다. 2세대 출시 당시 9인승 가솔린은 4383만원, 하이브리드는 4982만원부터 시작했다. 7인승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는 6424만원이었다. 초대 모델처럼 단순히 '저렴한 대형 SUV'라고 부르기는 어려워졌지만 4000만원대 가솔린부터 6000만원대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까지 선택지를 넓히며 대중 브랜드 플래그십이라는 위치를 유지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1만1215대가 팔리며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20만대를 넘어섰다. 전년보다 27.4%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가격대가 높아진 신형이 본격 투입된 해에 오히려 판매 규모가 커졌다는 점에서 팰리세이드의 경쟁력이 가격뿐 아니라 공간과 성능, 품질과 효율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가 3만8112대 판매돼 가솔린 2만1394대를 앞섰다. 넓은 공간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대형 SUV의 연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선택지가 더해지면서 하이브리드가 신형 판매를 이끈 것이다.
올해는 미국과 캐나다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선정하는 '2026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도 수상했다. 팰리세이드는 최종 투표에서 270점을 받아 닛산 리프와 루시드 그래비티를 앞섰다. 미국과 캐나다의 독립 자동차 전문기자 50명이 혁신과 디자인, 안전, 주행성능, 사용자 경험과 가치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심사단에서는 3열 공간과 고급스러운 실내, 안전장비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뿐 아니라 가격 대비 가치도 강점으로 꼽혔다.
3000만원대 가격으로 대형 SUV의 문턱을 낮췄던 팰리세이드는 8년 만에 글로벌 연간 판매 20만대를 넘어서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로 성장했다. 가격 경쟁력에서 출발한 강점은 이제 공간과 품질, 성능과 효율을 함께 갖춘 상품 경쟁력으로 넓어졌다. 대중 브랜드의 접근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플래그십에 요구되는 가치를 높여온 팰리세이드는 대한민국 대표 대형 SUV라는 이름을 판매량으로 이어가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