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는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망막 신경 재생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망막 재생을 억제하는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차단하는 물질을 질환 모델 생쥐의 안구에 투여하여, 망막 조직의 신경 재생과 시력 회복을 유도하고 그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 망막에서 장기간 신경 재생을 유도한 세계 최초 사례로, 치료제가 전무했던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망막 재생이 활발한 어류와 같은 변온동물에서는 망막 손상 시 뮬러글리아(Müller glia) 세포가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하여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반면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에서는 이 기능이 소실되어 망막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포유류 뮬러글리아 세포의 역분화를 억제하는 인자로서 프록스원 단백질을 규명했다. 이 단백질은 망막뿐 아니라 해마와 척수 등의 신경 조직에서 신경줄기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프록스원 단백질이 손상된 생쥐 망막의 뮬러글리아에는 축적되지만, 재생이 활발한 어류의 뮬러글리아에는 축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프록스원 단백질이 신경세포에서 분비되어 뮬러글리아로 이동한다는 점을 규명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프록스원이 뮬러글리아로 도달하기 전에 세포 외부에서 제거하여 신경재생 능력을 복원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프록스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활용하며, 김 교수가 창업한 '셀리아즈'에서 발굴해 기존 항체보다 우수한 결합력을 보였다.
이 논문의 제1 저자인 이은정 박사는 "프록스원(PROX1) 중화항체(CLZ001)의 효능을 개선하는 작업이 마무리되어 곧 여러 동물을 이용한 시력 회복 효능과 안전성 평가를 마친 후 망막질환자에 투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ˮ 라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연구를 진행하겠다ˮ 라고 말했다.
해당 프록스원 중화항체를 질환 모사 생쥐 망막에 투여한 결과, 신경 재생이 활발히 일어났으며 선천성망막퇴행성질환 생쥐의 망막에 유전자 치료제로 전달할 경우, 지속적인 신경세포 생성과 시력 회복이 6개월 이상 유지됨이 입증됐다.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KAIST 교원 창업 기업 '셀리아즈'는 여러 퇴행성 망막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8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은정 박사와 김무성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였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3월 2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논문명은 Restoration of retinal regenerative potential of Müller glia by disrupting intercellular Prox1 transfer 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국가신약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